증시침체, 부실채권 급증 등으로 궁지에 몰린 일본의 은행들이 ''마지막 보루''로 여겨 왔던 해외자산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해외자산은 그동안 일본 은행에는 최대의 위안거리였다.

하지만 증시가 16년 만에 최저치로 급락하고 회계기준이 강화되면서 은행들의 버티기가 한계에 도달했다.

일본 은행들은 부실채권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최근 몇년 동안 상당량의 해외자산을 처분해 왔다.

스미토모 은행이 99년 8%에 달했던 골드만삭스 지분을 최근 3.1%까지 줄인 것이 대표적 사례다.

다이이치간교 은행은 지난 13일 미국 CIT그룹의 보유지분 27%를 25억달러에 매각, 본격적으로 해외자산 처분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의 해외자산 매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만성적인 부실채권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일본 은행들로선 해외자산 매각이 자금난 해소를 위한 손쉬운 해결책중 하나기 때문이다.

일본의 대형 은행들은 아직 해외자산 매각에 신중한 입장이다.

이는 무엇보다 일본은행이 소유한 미국 금융그룹이 많은 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후지은행이 지분 52%를 갖고 있는 시카고의 헬러 금융그룹은 작년 한해 2억9천만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그러나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정부가 부실채권을 빨리 처분하라고 압력을 가한다면 일본은행의 선택은 ''해외자산 처분''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