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처리 해법의 하나로 위탁경영안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위탁경영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또 위탁경영 적임자로 오르내리고 있는 박병재 현대차 부회장도 "제의가 오더라도 맡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기아자동차의 경영을 정상화하고 현대차도 내수 판매와 수출을 확대하는 등 내실경영에 주력할 때"라며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의 대우차 매각이 무산되더라도 현대차가 위탁경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포드가 대우차 인수를 포기한 뒤에도 대주주 중 하나인 미국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대우차 인수나 위탁경영에 대해 논의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캐나다 출장중인 박 부회장도 전화를 걸어 자신이 본인 의사와 전혀 관계없이 위탁경영인으로 거론되는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고 `설사 제의가온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맡을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현대차의 이같은 방침은 국내경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우차 위탁경영시 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데다 국내 자동차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게 돼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통상마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미국은 부시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미 수출을 급격히 늘리고 있는 한국의자동차 업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재계에서 또 다른 위탁경영 적임자로 거론되고 있는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도 지난해 "정부로부터 대우차 위탁경영 제의를 받은 적이 없으며 앞으로 그런 제의가 오더라도 수락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었다.

[ 한국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