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등 재계를 리드하는 대기업의 올해 임원승진 인사에서 서울대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능력중시의 인사정책이 가져온 ''학맥파괴'' 현상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경제신문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자동차 등 대기업의 올해 승진인사에서 새로 임원이 된 사람들의 출신대학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 출신의 비중이 10%선을 약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71명의 신규 임원(상무보) 가운데 서울대 출신은 8명(11.3%)에 불과했다.

인원수에서 한양대 12명(16.9%), 경북대 9명(12.7%)에 이어 세번째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더하다.

새로 임원이 된 62명중 서울대 출신은 4명(6.4%)뿐이었다.

LG전자는 서울대 출신이 39명중 6명(15.4%)으로 삼성전자나 현대·기아자동차보다는 높지만 업계 평균보다는 크게 낮았다.

지난 9월 상장사협의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 임원중 서울대 출신의 비중은 무려 30.6%에 달했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비중도 감소, 서울대를 포함한 소위 3개 명문대학 출신의 승진 임원의 숫자는 삼성전자가 21명(31.1%)으로 상장사 평균 54.6%를 크게 밑돌았다.

현대.기아자동차와 LG전자도 각각 13명(20.1%)과 10명(25.6%)에 불과했다.

반면 지방대학 출신 신임 임원들의 숫자는 대폭 늘었다.

LG전자의 경우 15명(33.4%)으로 상장사 평균(10.3%)의 세배를 넘었다.

현대자동차도 19명으로 30.7%로 집계됐다.

이같은 현상은 인사의 학맥·엘리트주의가 파괴되고 철저히 실적과 업무 전문성에 의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재계를 리드하는 이들 대기업이 학맥파괴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중견기업들에도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철저히 실적에 근거한 인사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며 "학교나 학력은 이제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