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가 자체 생존능력을 확보하고 GM에 팔리기 위해선 생산능력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고 소형차 전문회사로 변신해야 한다"

대우차 채권단으로부터 구조조정 방안 용역을 의뢰받은 미국의 컨설팅회사인 아더 앤더슨은 14일 "대우차가 중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선 현재 연산 1백5만대의 생산능력을 절반 수준인 56만대로 줄이고 중대형 승용차와 상용차 생산을 포기해야 한다"는 최종안을 정부와 채권단에 제시했다.

한국경제신문이 단독입수한 ''대우자동차 구조조정 최종보고서''에서 아더 앤더슨은 2003년까지 부평공장을 폐쇄하고 해외 주요 생산법인인 폴란드공장(FSO)과 인도공장(DMIL)을 철수시키는 한편 경쟁력이 약한 중대형 레간자와 매그너스의 생산을 포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경제난 타개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GM측에 협조를 요청할 정도로 대우차 처리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 보고서는 정부의 최종 방안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더 앤더슨은 부평공장 문을 닫는 대신 이 곳에서 양산될 예정인 라노스 후속모델 ''T-200'' 라인을 창원공장으로 이전하고 대우차 공장부지는 매각해 은행빚을 갚는데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우차가 누비라 T-200 마티즈 레조 등 경차와 소형차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특화하면서 국내 생산능력을 대폭 축소할 경우 부평공장이 폐쇄되는 2003년부터 영업이익과 공장가동률이 큰 폭으로 신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간자 매그너스가 차례로 단종되더라도 그 물량은 연간 4만∼5만대에 불과해 매출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