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냉장고 등 전자 제품에서도 회사 로고가 사라지고 있다.

대신 고가·대형 제품 등에는 생산방식이나 크기가 달라도 똑같은 브랜드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실례로 LG전자는 양문여닫이 냉장고 ''디오스(DIOS)''에 회사 로고를 붙이지 않는다.

내수용뿐만 아니라 수출품에도 LG마크를 사용하지 않는다.

"제조사 브랜드를 강조하기보다는 제품의 브랜드화를 통해 첨단과 혁신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김종성 LG전자 국내 영업담당 상무)이다.

LG는 또 구자홍 부회장이 지은 프로젝션 TV의 이름 ''엑스캔버스(X-Canvas)''를 디지털 TV제품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기로 하고 하반기에 나올 42인치 PDP(벽걸이)TV와 60인치 LCD(액정표시장치)TV에도 이 브랜드를 부착하기로 했다.

이밖에 에어컨은 ''회오리 바람을 보낸다''는 뜻의 ''휘센(Whisen·Whirlwind Send)''으로 제품군의 브랜드를 통일시킬 예정이다.

아날로그 시대의 제조업체 브랜드간 경쟁구도에서 벗어나 각각의 제품마다 이름을 갖는 ''프로덕트 브랜드'' 경쟁시대가 열리고 있다.

단기성 판촉활동을 위해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이름을 짓는 식으로 제품명을 남발하지 않고 제품명을 브랜드로 장기간 유지해 고객에게 고급 제품의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도 40인치 이상의 대형 TV에는 ''파브(PAVV)''라는 프로덕트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고선명 디지털 극장을 컨셉트로 하는 프로젝션 TV와 PDP TV에도 회사 로고를 넣지 않았다.

양문여닫이 냉장고인 ''지펠(ZIPEL)''도 마찬가지.

지난 97년 미국의 GE와 월풀 등 외국기업이 독점하고 있던 대형 냉장고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이 냉장고에는 삼성마크가 없다.

삼성은 지펠을 냉장고 제품군의 주력브랜드로 키우기로 하고 인터넷 기능이 부가된 디지털냉장고(하반기 출시 예정)의 제품명도 ''i-Zipel''로 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제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겨냥,제품군별로 독자적인 고급 브랜드를 육성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