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개될 국제경제환경을 미리 알아보는 것은 대외경제시스템 구축을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중요하다.

무엇보다 국제교역환경에 있어 큰 변화가 예상된다.

올해를 기점으로 21세기 국제규범을 제공할 뉴라운드가 재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뉴라운드는 과거와 달리 종래에 각국의 고유문제로 간주됐던 정책과 기준, 관행을 통일시켜 ''공정한 경쟁기반(level playing field)''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계획대로 뉴라운드가 순조롭게 추진돼 오는 2003년부터 새로운 국제규범이 통용될 경우 무엇보다 세계인들은 지구촌 사회(global society)를 실감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시대에는 국가 명칭만 다를 뿐이지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세계 각국들이 하나로 통합되기 때문이다.

물론 과도기적인 단계에는 인접국 혹은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국가간의 통합 움직임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미경제권, 유럽경제권, 그리고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경제권이 견제와 균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21세기 세계경제질서''라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나갈 가능성이 크다.

국제통화질서도 미 달러화와 유로화, 아시아 단일통화를 축으로 하는 3극 통화체제가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가 3대 광역경제권으로 재편되고 통합단계가 높아질수록 각 권역별로 단일통화의 필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물론 환율운용체계는 3극 통화간의 환율움직임에 상하제한폭이 설정되는 이른바 목표환율대(target zone)가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기반 위에서 모든 기업들은 세계경영에 열을 올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거점을 가장 싼 지역으로 옮겨야 국제분업상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고 기업생존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자연히 국경개념이 약화되면서 ''세계=국가=기업''이라는 등식이 빠르게 정착돼 경제활동 주체로서 기업이 보다 중시된다.

세계 산업구조도 정보, 통신, 인터넷과 같은 첨단기술업종이 부(富) 창출의 주력산업으로 부각될 것이다.

세계 각국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적 요소가 노동, 자본에서 지식과 정보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제조업과 정보기술(IT) 산업간의 균형을 강조하는 ''융합경제(fusion economy)''가 보완적인 차원에서 강조될 가능성이 있다.

세계인의 생활에서도 현재 가상공간인 인터넷이 현실공간으로 닥칠 것이 확실시된다.

전자상거래, 전자화폐가 확산되면서 개인의 자유와 창의가 시대정신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런 환경변화에 따라 뉴라운드와 별도로 전자상거래 라운드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사회 전반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크게 제고됨으로써 그동안 위기요인으로 작용했던 도덕적 해이(moral hazad) 현상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개인의 비밀보호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짐에 따라 정보유출과 이에 따른 개인의 사생활 보호문제가 사회적인 현안으로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