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주가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구본무 LG 회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임원세미나에서 "(주식)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기업가치가 극대화되도록 경영활동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구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진 시장의 힘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며 "시장에 정확한 기업상황을 적시에 전달하고 이해시키라"고 강조했다.

LG는 구 회장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전자 화학 등 14개 전 상장(코스닥등록 포함) 계열사에 모두 IR(기업설명회)전담팀을 설치,본격적인 주가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LG가 주가관리에 본격 나서기로 한 것은 기업가치에 비해 각 계열사의 주가가 지나치게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기업이미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론 주가하락에 따른 주주(투자자)들의 손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도 담겨있다.

LG그룹 상장계열사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25조7천억원에서 5조5천억원으로 무려 78.4%나 줄어들었다.

10대 그룹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계열사별로 IR전략을 차별화한다=LG는 우선 형편에 맞는 IR전략을 수립키로 했다.

예컨대 오는 4월 3개 회사로 분할되는 LG화학의 경우 분할 법인의 재무구조를 조기에 개선시키고 이를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또 분할된 기업의 경영실적이 분할 전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점도 시장에 적극 알리기로 했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IMT-2000 사업자 탈락 등으로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재무구조 건전화에 IR 포인트를 맞췄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1백96%였던 부채비율을 연말까지 1백50%로 낮출 계획이다.

LG전선은 ''세계 5대 광통신 생산업체''로 발돋움한다는 기업 목표를 알려 성장성과 수익성을 시장에서 인정받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는 6월 상장을 계획 중인 LG이노텍은 디지털 미디어 및 무선통신 사업을 부각시켜 자본시장에서 효율적으로 자금을 조달키로 했다.

◇다양한 IR기법을 동원한다=계열사 CEO(최고 경영자)와 CFO(최고 재무 책임자)가 직접 참여하는 사업전략 발표회와 분기 실적 설명회를 연간 2회 열기로 했다.

LG전자와 화학 등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가 펀드매니저들을 사업장과 연구소로 초청,자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IR콘퍼런스도 늘릴 방침이다.

LG전자는 지난달에 이미 홍콩 싱가포르 뉴욕 런던에서 로드쇼를 개최했다.

LG화학과 전선도 로드쇼를 준비 중이다.

SK증권 전우종 기업분석팀장은 "기업가치에 대한 주가 차별화 현상이 심해지고 사이버 거래의 확산으로 기업 정보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환경 변화를 적극 받아들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