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위주의 안전운항을 해야하나,초기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미래를 대비해야하나"

삼성중공업이 건조가격이 척당 3억~5억달러에 이르는 초호화 유람선(크루즈선)사업 참여를 놓고 고민 중이다.

크루즈선은 컨테이너선 등 상선보다 비싼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현재 유럽 조선소들이 세계시장에 주로 공급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99년 초대형 여객선의 수주와 더불어 크루즈선 사업도 추진키로 하고 그리스등의 선주사들에 대해 영업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최근 사업참여 결정을 미루자 ''크루즈선 사업을 포기했다''는 소문이 업계에 나돌고 있다.

EU(유럽연합)의 견제나 기술축적 미비 등 여러가지 그럴듯한 이유까지 곁들여져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에 대해 "크루즈선은 최근 그리스에 인도한 3만t급 초대형 여객선(8천만달러)보다도 두배 이상 큰 선박이지만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포기'' 소문을 일축했다.

삼성은 그리스 선주로부터 3척을 주문할테니 신사업 진입에 대한 수업료격으로 초기 인도선 값을 15∼20% 정도 깎아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20%를 할인할 경우 3억달러라도 6천만달러나 깎여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삼성의 주장이다.

최근엔 할인 요구액이 10%로 낮아졌지만 감당하기엔 여전히 높다는 게 삼성 주위의 평가다.

삼성은 게다가 지난해 36억달러에 이르는 최대 수주실적을 올려 일감이 넘친다.

도크도 좁은데 굳이 높은 위험을 감수해 가며 신규사업을 벌일 이유가 있는가 하는 주장이 일각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이 잘될 때 장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찮아 크루즈선 건조 결정이 빠르게 날 가능성도 있다고 삼성관계자는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외환위기 이후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치중,''장래에 먹고 살'' 대단위 신규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삼성중공업의 크루즈선사업 참여여부는 더욱 주목을 끈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