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아르예플로그 근방 카켈호수.

순록 유목민이 살던 곳이다.

이곳의 겨울추위는 매섭다.

섭씨 영하 35도의 얼어붙은 호수위로 자동차가 시속 80㎞로 달리다 급정거한다.

신기하게도 거의 미끄러지지 않는다.

만도(대표 오상수)의 제동시스템팀 책임연구원인 김동신 박사는 차량에 붙은 컴퓨터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이곳에서의 시험결과가 브레이크제동력 보조장치(ABS) 개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만도는 지난 90년부터 이곳에서 자동차용 안전제동장비를 시험하고 있다.

매년 25명이상의 연구진이 두달이상 머물며 차량 20여대로 시험하고 있다.

테스트하는 제품은 크게 세가지.

대표적인 것이 ABS다.

지난 92년 첫제품을 생산한 이래 99년에는 신제품인 ''MGH20''을 선보였다.

윈터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은 물론이다.

이 제품은 산타페 그랜저XG EF쏘나타 등에 공급되고 있다.

2004년 양산할 또 다른 신제품도 개발하고 성능을 검사하고 있다.

차량당 25일동안 총 3만㎞를 시험한다.

미끄러운 길에서 정차했다 출발할 때 바퀴가 헛돌지 않게 하는 ''FTCS(Full Traction Control System)''와 빙판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지않고 급회전을 하더라도 차량이 돌거나 전복되지 않는 ''VDC(Vehicle Dynamic Control)''도 테스트하고 있다.

이 밖에 각종 첨단 전자기술이 결합된 ''차량통합제어시스템(UCC)''도 실제 상황에서 시험하고 있다.

김동신 책임연구원은 "제동장치는 안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철저한 사전검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황인용 수석연구원은 "혹한 속 고생이 밑거름이 돼 오늘날 품질좋은 ABS를 양산할 수 있게 됐다"고 회고했다.

아르예플로그=김동욱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