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양분해온 세계 경매시장에 제3의 업체로 뛰어든 필립스가 두 산맥을 넘어서는 상징적 승리를 거뒀다.

소더비의 이사직을 맡고 있는 헨리 크라비스는 최근 시가 1천8백만∼2천4백만달러에 달하는 르누아르의 초상화 작품 2점을 경매시장에 내놓으면서 소더비가 아닌 필립스를 택했다.

소더비측은 이에 대해 "크라비스 이사가 소더비에서 매우 가치 있는 역할을 해왔다"면서 "그가 필립스를 선택함으로써 어떤 경제적 이득을 취하든 소더비와 크라비스 이사와의 관계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며 그가 이사직을 계속 수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뉴욕타임스는 7일 크라비스의 이같은 결정이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양분 체제를 깨려는 필립스측의 노력을 가장 생생히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신문은 크라비스의 필립스 선택은 소장가들에게 소더비나 크리스티측이 근접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돈을 보장해 온 필립스의 관행이 큰 작용을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매시장에서는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수수료 담합행위로 연방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사이 2년전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의 인수로 새 체제를 갖춘 필립스가 공격적 경영을 펼쳐 부유층 구매자들을 많이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