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는 지난 98년 중국 심양에 전격 진출했다.

당시 IMF 위기를 헤쳐나가는 해법으로 해외시장 확대전략을 채택했기 때문에 글로벌 생산거점이 필요한 시기였다.

이때는 IMF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아서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 98년 11월 선양시 모수신 시장과 삼보컴퓨터의 이용태 회장이 서로 만나 투자협정 의향서를 교환했다.

이후 99년 3월 정식계약을 맺었으며 곧바로 공장건설에 들어갔다.

약 7천평의 건물을 6개월만에 완료했다.

시정부가 소유한 이 건물을 이토록 신속하게 건축한 것은 중국정부의 산업부흥 의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해 11월 선양공장을 건설한 이후 곧바로 2천대를 시험생산해 미국 이머신즈에 납품했다.

미국 품질검사에서 이들 시제품에 대한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고 마더보드에서 시스템까지 생산하는 명실상부한 PC생산기지로 급부상했다.

현재 삼보 선양지사의 생산능력은 연간 마더보드 3백만장,PC 1백80만대 등에 달하며 품질도 한국 본사수준이다.

"표면돌출장치(Surface Mounting Machine)" 8개 라인과 시스템 조립라인 3개를 확보하고 있다.

인력구성은 본사에서 파견된 13명 외에 현지인력 9백20여명을 재교육 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모두 3억2천8백만달러 어치를 생산해 선양에서 수출량이 가장 많은 회사로 기록됐다.

공장가동 첫해인데도 13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 역시 주목할 만한 일이다.

선양지사는 올해 수출위주의 생산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지난해말 중국의 중견 PC업체인 해성과기사와 연간 12만대의 주문자생산표시(OEM) 계약을 맺고 지난달 5천대를 납품했다.

또 다음달부터 삼보 자체브랜드로 중국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올해 중국의 PC시장 규모는 1천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동북 3성의 거점도시 선양에서 PC 생산기지를 직접 운영하는 점이 큰 강점이다.

삼보 선양법인의 성공요인으로 첫째 본사와 지사간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꼽을 수 있다.

마케팅 및 연구개발은 본사에서 맡고 지사는 생산을 전담한다.

또 부품구입시 중국과 한국 양쪽을 비교분석해 효율적인 구매를 할 수 있다.

둘째 선양시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시정부측은 공장을 신속하게 건립할 수 있도록 운용자금 대출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다음으로 현지화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중국 현지직원을 대거 채용해 재교육했으며 현재 이들은 선양지사의 큰 자산이 되고 있다.

이들 기술자들은 초기 2교대 근무에 따른 부적응 인력을 제외하고는 이직률이 특히 낮은 편이다.

삼보컴퓨터는 이처럼 중국진출 1년만에 상당한 자체성과를 거두며 현지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