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미터텍(대표 김상철)은 계량기 개발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원격검침(AMR)시스템 시장에 진출했다.

이 시장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대부분 정보통신 업체라는 사실과 차별화된다.

각종 계량기의 정보를 통합 전송하는 AMR시스템 개발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전력량계는 물론 가스 및 수도계량기와 열량계까지 생산한다.

AMR 분야의 이 회사 기술경쟁력은 최근 한전이 실시한 원격검침 시범사업 파트너 선정에서 입증됐다.

RF(Radio Frequency)방식 전자식 전력량계 공급자로 최종 선정된 것이다.

이 시범사업에 참여신청서를 낸 LG산전 PS텍 서창전기통신 대우전자 등을 따돌리고 이 회사의 계측기가 실용화하기 제일 적합한 RF계측기로 낙찰됐다.

이 회사는 이에따라 한전이 수도권의 검침불량지역에 있는 3만가구를 대상으로 벌이는 원격검침 사업용 계측기를 공급한다.

금호미터텍은 RF방식의 AMR기술뿐 아니라 전용선 및 전화선을 이용한 AMR기술도 보유하고있다.

대덕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지에 전화선 이용방식의 AMR시스템을 설치,운영중이다.

그러나 전화선을 이용한 AMR시스템은 개인보안에 문제가 있고 한국통신의 교환기내에 중계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탓에 소규모 사업에는 부적합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가 무선과 함께 전력선을 이용한 AMR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 회사의 기술개발은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차량탑재형 무선원격검침시스템,웹기반 검침시스템,RF방식 핸드터미널 및 핸드터미널 충전기 등도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외국 선진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해외 AMR시장 진출도 추진중이다.

최근 자동화 및 전력 분야 등의 세계적인 엔지니어링업체인 영국의 인벤시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세계 60개국에 지사를 둔 인벤시스는 연간 매출이 1백35억달러에 이르는 기업으로 AMR은 이 회사 사업영역의 일부이지만 기술력이 세계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인벤시스는 이번 제휴로 금호미터텍에 기술을 이전해 고품질 대용량 가스미터기 생산을 지원한다.

또 최소 1백15만달러어치의 가스미터기 해외판매를 보장했다.

이와함께 금호미터텍에 6억여원을 출자했다.

인벤시스는 이사회에 참여해 선진기술과 경영기법을 전수하기로 했다.

김상철 사장은 "1백50년 이상 전문기술을 축적한 인벤시스의 설비이전을 계기로 세계 AMR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건설사 및 가스업체 등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동부건설과는 송파 및 용인에 짓고 있는 아파트에 AMR시스템을 설치 운영키로 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와도 공동주택단지 2곳을 정해 이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설치키로 했다.

금호미터텍은 AMR사업의 비중을 2002년에는 전체매출의 2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003년 이후에는 AMR시스템 설치에서부터 관리 보수까지 해주는 서비스 사업까지 뛰어들기로 했다.

기계식 계량기를 만들던 전형적인 굴뚝기업이 디지털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금호미터텍은 금호전기에서 1997년 계측부분만을 분사한 기업으로 1999년 12월 코스닥에 등록했다.

1935년 설립돼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도계량기를 생산한 청엽제작소가 이 회사의 모태이다.

(031)4900-500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