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기업에서 무선통신붐을 타고 급성장한 BG테크(옛 백금정보통신)의 임학규(35)대표는 "남을 생각하는 경영으로 유능한 사람들을 불러들인 것"을 사업성공의 비결로 꼽는데 서슴지 않는다.

임 사장은 대기업에 근무할 때부터 "기업이란 결국 사람에 의해 운영된다"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한다"는 역지사지를 회사 사훈으로 내걸고 있다.

사람을 끄는 그의 힘은 대단한 것으로 주위에선 평가하고 있다.

이전 직장인 SK글로벌 근무시절 직속팀장으로 모셨던 마케팅전문가 이진국 부사장을 삼고초려끝에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자신과 함께 일하던 부하직하을 위해 일하기로 마음먹은 이 부사장은 "임 사장은 나이는 어리지만 남을 배려하는 인간적인 포용력이 있어 결단을 내렸다"고 합류 과정을 설명했다.

임 사장도 "5년간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가장 많이 혼을 낸 상사였지만 한편으로는 사업가로서 가장 많은 것을 가르쳐 준 분"이라고 이 부사장을 소개했다.

회사 경영의 핵심인 관리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이 부사장을 영입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임 사장은 이런 포용력을 바탕으로 인력을 적재 적소에 배치함으로써 작은 벤처기업을 강한 기업으로 키워놓았다.

20,30대의 패기있는 30여명의 젊은 사람들을 연구개발진에 배치하고 마케팅과 경영관리는 경험있는 40대를 적절히 섞어 놓았다.

이처럼 패기와 경륜을 조화있게 결합시켜 구성원간의 알력이나 갈등이 없는 조직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임 사장은 고교시절부터 사업가의 꿈을 키워왔다.

자신이 몸 담았던 SK그룹의 고 최종현 회장과 전문경영인으로 이명박 씨를 존경해 온 그는 대기업에서 전문경영인으로 크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과감히 창업했다.

"이전 직장시절에는 이명박 씨가 우상이었는데 지금은 기업을 키운 고 최종현 회장을 닮고 싶다"고 그는 말한다.

임 사장은 SK글로벌에서 레이더디텍터란 품목으로 연 1천만달러 수출실적을 이룬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에 나섰다.

초기에는 대만 유럽의 소규모 바이어와 거래하는 개인사업자로 시작했었다.

그는 그러나 단순 중개무역상에 만족하지 않고 자체 생산라인을 보유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연구실장인 박재규 부장과 김동철 부장을 영입했다.

여기서도 특유의 인간적 포용력으로 잘 나가던 대기업 간부들을 모셔오는데 성공했다.

자신은 그저 마케터로서 만족했다.

그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자 그동안 쳐다보지도 않던 SK글로벌이 거래를 제의해 오고 세계4대 메이저 기업인 코브라사와 거래를 하게 됐다.

지난98년 세계최초로 나침반 내장형 레이더 디렉터를 개발해 미국내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했다.

지난해 4백50억원의 매출을 얻은 이 회사는 올해 7백50억원의 매출목표는 설정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올 5월 코스닥예비등록 청구를 계획하고 있는 그는 "BG테크를 세계적 통신기기 메이커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런 성공에도 불구하고 임 사장의 역지사지 정신은 여전하다.

"앞으로 얻게될 경영과실의 3분의 1은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게 줄 것이고 나머지는 사회의 몫입니다. 기업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일을 결코 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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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욱기자 sangw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