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경영진은 이론전문가, 자회사는 기업금융을 선도할 실무전문가"

금융지주회사와 4개 자회사의 경영진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게 평가 할 수 있다.

윤병철 지주회사 회장은 금융계에서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전문금융인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재무담당 부회장(CFO)으로 내정된 전광우 국제금융센터소장 역시 세계은행(IBRD)와 재정경제부장관 자문관 등을 역임한 이론전문가이다.

지주회사의 중추인 한빛은행에도 금융이론에 밝은 이덕훈 행장이 임명됐다.

김종욱 한빛은행 상무를 부행장으로 임명한 것은 이 행장이 실무경험이 적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한빛은행의 경영은 사실상 지주회사 경영진의 입김이 많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윤 회장은 하나은행 행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회의장을 맡으면서 주요 안건에 대해서는 경영 참여를 해온 경력이 있다.

한빛은행을 제외한 자회사 행장에는 ''기업금융 등 실무영업에 정통한 금융인''이 임명된 것이 특징이다.

기업금융분야에서 리딩뱅크(선도은행)를 목표로 하고 있는 금융지주회사의 출범 취지에 맞는 포진이라고 볼수 있다.

특히 이번 자회사 경영진 구성에는 윤 회장의 입김이 강력했다는 후문이다.

당초 유임이 점쳐졌거나 물망에 올랐던 후보군은 모두 탈락했다.

윤 회장은 금융지주회사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나 금융감독당국의 간섭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금융지주회사의 경영진은 사실상 ''윤 회장의 친정체제''로 평가받고 있다.

국민은행 출신이라기 보다는 장기신용은행 출신으로 분류되는 황 평화은행장과 강 경남은행장은 윤 회장과 장기신용은행에서 함께 일했던 경력이 있다.

경남은행 감사로 임명된 김영덕 하나은행 이사 역시 윤 회장의 추천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신임행장들의 경영능력이나 조직장악 능력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 한빛은행장만 해도 대한투신의 경영을 맡은지 1년이 채 못된데다 은행에서 직접 일해본 경험이 없어 경영능력을 검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DI 등에서 정부의 이론만 뒷받침해온 학자가 과연 은행의 경영을 맡아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은행 경영과 투신사의 경영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재정경제부나 금융감독원 관계자가 자회사 감사에 임명된 것도 문제"라며 "앞으로 관의 입김을 얼마나 배제할 수 있을 지 지켜봐야할 것"이라는는 평가도 나왔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