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에 가입한 개인연금상품에 대해 이달부터 연말정산때의 소득공제 등 기본혜택을 유지하면서 다른 금융기관으로 자유롭게 옮길 수 있게 됐다.

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보험사에서 다른 보험사로 뿐만 아니라 보험사에서 은행으로 은행에서 투신으로 등 다른 업종간 계약이전도 가능하다.

이전까진 거래하는 금융기관이 불안하거나 수익률이 다른 곳보다 떨어져 옮기고 싶더라도 중도해약한 뒤 다른 금융기관에 신규로 가입할 수 밖에 없었다.

*연금상품의 종류와 이전가능한 상품=우리나라 연금제도는 크게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국가에서 국민의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만든 국민연금과 기업에서 종업원들의 퇴직을 대비해 가입해 주는 퇴직연금,그리고 개인별로 노후를 대비해 가입하는 개인연금 상품이 그것이다.

금융기관이 취급하는 연금상품은 지난 1994년에 허용된 개인연금상품 이후 지난해 7월1일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신개인연금신탁,그리고 올 2월5일부터 새롭게 판매되고 있는 연금저축으로 운영형태가 바뀌어 왔다.

이들의 큰 차이점을 알아보면 최초에 판매된 "개인연금신탁"은 장부가를 기준으로 배당률을 정하는 장부가상품으로 채권가격 등의 변동에 관계없이 채권이자로 배당률을 계산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수익률 변동이 거의 없는 사실상의 고정금리상품이라 할 수 있다.

작년 7월부터 시판된 "신개인연금신탁"은 채권싯가평가제를 적용받는,즉 매일매일의 채권가격의 변화에 따라 수익률이 정해지는 상품이다.

이 두 상품은 이같이 수익률 계산 방식외에 소득공제혜택 등 우대내용에는 차이가 없다.

그러나 지난 2월5일부터 판매된 "연금저축"은 기존 연금상품과 성격이 크게 다르다.

우선 기존 연금상품은 연금소득(연금+이자)에 대해 전액 비과세 상품이었지만 올 2월부터 가입가능한 "연금저축"은 연금수령시 종합소득 신고대상에 포함돼 주민세 포함,11%로 과세된다.

대신 소득공제 한도는 불입액의 40%(72만원한도)까지에서 1백%(2백40만원한도)까지로 늘어났다.

가입자격도 기존 두 개인연금신탁의 경우 20세 이상이었지만 18세 이상으로 낮아졌다.

또 중도해지할 때 "연금저축"의 경우 가입기간에 관계없이 해지원리금에 대해 22%(주민세 포함)의 소득세를 공제함은 물론,5년 이내 해지시 매년 불입 누계액의 5.5%(주민세포함)를 해지가산세로 징수하게 된다.

*어느 금융기관 연금상품이 유리한가=은행과 투신의 개인연금신탁은 실적배당 및 확정연금 지급형이라는 특징을 가진 반면 보험사의 연금보험은 확정금리 및 종신연금형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게 큰 차이점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보험회사보다 은행의 연금상품이 수익률 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보험사의 연금상품은 종신형으로 선택할 경우 약간의 위험보장기능을 함께 가질 수 있다는 점과 오래 사는 사람은 종신토록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또 투신사의 연금상품은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 높은 수익률을 배당받을 수 있지만 반대일 경우 다른 금융기관과는 달리 원금까지 손해볼 수 있다는 리스크(위험)를 부담해야 한다.

*어떤 금융기관으로 옮길까=기존에 가입한 개인연금상품은 거래금융기관을 옮길 경우 싯가평가를 받는 신개인연금상품으로만 이전이 가능하다.

금리가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싯가평가를 받는 신개인연금신탁보다는 장부가로 평가받는 기존의 수익률 배당방식이 유리하고 반대로 금리상승이 예상될 때는 신개인연금신탁이 낫다.

따라서 안정된 수익률을 원한다면 금융기관간 수익률에 큰 차이가 없는 경우 기존 개인연금신탁으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다른 금융기관으로 옮기고자 할 때는 몇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취급금융기관의 안전성과 운용능력 등 계약이전에 따른 실익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둘째,금융기관간 이전수수료가 은행의 경우 최저 5천원에서 최고 3만원까지 부담해야 되고 보험사의 경우에도 해약환급금만 이전받게 되므로 보험의 특성상 원금보다 적은 금액을 이전받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유리한 연금상품이라 하면 예금주의 성향에 따라 안전성과 적정한 수익률이 목표인 경우에는 은행연금상품이,보장기능과 장기연금을 원하는 경우에는 보험상품으로 이전하는 게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연금상품은 실적배당상품으로서 현재의 배당률 만으로 이전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되고 그동안의 운용실적과 해당 금융기관의 안전성 또한 신중히 고려한 뒤 이전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

도움말=한빛은행 개인고객본부 김인응 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