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및 투자 경기는 아직 바닥권이다.

산업현장은 3월을 지나봐야 경기 향배를 확실히 알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자제품 기계부품 식품 약품 청과물 등의 포장재인 골판지 생산량은 산업현장의 생산및 유통경기를 알려주는 중요 지표의 하나다.

국내 최대 골판지 원지 생산업체로 국내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신대양제지의 생산량은 작년 상반기 월평균 5만5천t.

작년 하반기에는 월평균 4만4천t으로 20% 가량 줄어든데 이어 올 1월에는 3만1천2백t을 기록했다.

작년 하반기 월평균 생산량보다도 30% 가량 줄어든 것이다.

1월까지 내수 침체가 더욱 심화됐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달들어 수출경기 등으로 생산량은 되살아날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는 올 하반기나 돼야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럭 등 상용차 판매 추이도 기업의 생산 및 투자활동의 ''바로미터''중 하나.

현대.기아는 트럭 내수판매 실적에서 올들어 월간 목표를 달성하겠지만 수치상으로 증가세라고 단정지을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현대는 이달들어 22일 현재 트럭 판매에서 70∼75%의 목표 달성률을 보였다.

주로 2.5t 이상의 대형 트럭보다는 2.5t 미만 소형 트럭의 판매가 많았다.

일선 영업소에서는 자영업자나 창업에 따른 수요라기보다 기존 업체들이 노후 차량을 바꾸거나 증차하는데 따른 판매 증가로 보고 있어 경기가 호전된다는 지표로 보기는 어렵다고 해석했다.

철강 재고량도 경기 변동을 미리 알려주는 핵심 산업지표다.

포항제철의 월별 재고량은 지난해 하반기 60만∼70만t 수준에서 올 1월 75만t으로 늘었다.

한길재 포철 판매관리팀장은 "철강업계의 경우 경기 회복의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며 "건축공사가 활발해지는 봄에 가야 재고량이 감소세로 돌아서고 하반기에나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가 공장을 돌리기 위해 쓰는 산업용 전력 사용량은 지난 1월 전년동기 대비 1.2%(설연휴를 감안한 보정 수치) 증가했다.

작년 1월 증가율 15.8%와 비교하면 뚝 떨어진 수치다.

한국전력 영업처 이승흥 과장은 "전력 사용량이 하향 추세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전력의 대체 에너지로 볼 수 있는 산업부문 석유류 판매는 지난 1월 전년동월 대비 1.3% 증가했으나 70%의 판매 비중을 차지하는 화학업종을 빼면 13%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기업 자금사정은 많이 호전됐다.

기업의 긴급자금 수요를 나타내는 당좌대출 소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21.2%에서 올 2월20일 현재 17.1%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