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의 경영 슬로건은 "1등 인재를 통해 1등 기업이 되자"(No.1 Members,No.1 Company)로 요약된다.

지난 1999년 LG와 필립스의 50대50 합작을 통해 세계적인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로 재탄생한 이 회사는 글로벌 인재 육성을 통해 초우량기업으로의 도약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 LCD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를 달리고 있고 모니터용 LCD부문에선 세계 1위로 올라선 상태지만 모든 측면에서 1등이 돼야겠다는 야심은 조금도 시들지 않고 있다.

인재 중시 경영은 필립스의 경영방침과도 무관하지 않다.

필립스는 전통적으로 임직원들의 다양한 해외연수와 자기개발 프로그램을 마련,글로벌 경영의 주축으로 활용해왔다.

이 때문에 LG필립스LCD에는 수많은 해외 연수제도와 함께 생산 부문에서는 6시그마를 구현하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또 개인과 조직의 성과를 공정하게 평가하고 이를 보수에 반영하는 인센티브제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첨단기술 개발이라는 핵심역량을 이끌어내고 직원들의 연구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안양 연구소를 새롭게 재건축한데 이어 앞으로 미국 일본 유럽등에 잇따라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LG필립스LCD 내부에선 "적당주의"가 통하지 않는다.

연초 구본준 사장이 생산영업회의에서 일선 부서장을 질타한 일은 지금도 직원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당시 모 부서장이 "우리도 타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품질을 관리한다면 보다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건의하자 구 사장은 "품질은 타협 대상이 아니다"라고 호통을 쳤다.

단기적 매출향상을 위해 품질을 희생하지 않겠다는 얘기였다.

구사장은 취임 이후 "기본 준수"를 자신의 경영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는 "생산 판매 품질 부분의 혁신은 일의 시작 단계부터 기본이 지켜져야 이뤼질 수 있다"며 "요즘처럼 LCD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을 때는 특히 그렇다"고 말했다.

LG필립스LCD는 또 국내기업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이를 위해 LG와 필립스 양측이 참여하는 이사회와 각종 경영회의를 통해 명확한 책임과 권한을 공유하고 있다.

또 2명의 사외 감사를 두어 이를 엄정하게 감시하는 장치를 가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과 직원들간 상호 이해와 신뢰도 더욱 높아졌다는 자평이다.

"1등 기업"구현은 기술표준 선점을 통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고수익이 확실시되는 15인치 모니터 LCD시장에서 기술표준을 선도하고 있는데 이어 다른 부문에서도 표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특히 작년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는 4세대 생산라인은 상당수의 일본 및 대만의 업체들도 규격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돼 표준 선점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

LG필립스LCD는 이와 함께 원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B2B(기업간 전자상거래)를 주축으로 한 e비즈니스 시스템을 조기에 구축,고객의 요구와 시장의 흐름을 사전에 파악하고 초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