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업체는 몇개나 살아남을까.

인터넷 종주국인 미국에는 수많은 포털업체들이 즐비하다.

"톱3"는 단연 AOL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4위와 5위는 엑사이트앳홈(ExciteAtHome)과 라이코스(Lycos)가 엎치락 뒤치락이다.

물론 이 두회사의 규모는 "톱3"와는 다소 차이가 난다.

지난해 닷컴거품이 꺼지면서 인터넷광고시장이 주저앉았다.

이는 광고의존도가 절대적인 포털업체들이 생사의 기로에 섰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톱3" 외에는 아무도 안전하지 못하다고 말한다.

막강한 자본력을 가지고 있는 월트디즈니조차 최근 자신들의 포털사이트(Go.com)를 없애고 인포시크(Infoseek) 검색서비스를 팔겠다고 발표했을 정도다.

엑사이트앳홈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6억4천4백만달러인데 비해 손실은 1억3천3백만달러(주당 34센트)에 달했다.

99년의 손실(1천4백60만달러, 주당 4센트)과는 비교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40달러에 육박하던 주가도 6달러선으로 고꾸라졌음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4,5위 포털업체들의 살길은 무엇인가.

액사이트앳홈이 고심끝에 선택한 전략은 "축소지향".

포털비즈니스 등 다른 사업 영업을 포기하거나 최소화하고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광대역(broadband) 인터넷서비스에만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지금까지는 회사가 확대지향적이었지만 닷컴붐이 다시 일 때까지는 축소지향적이어야만 살아남는다"(CEO 조지 벨)는 설명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지난 두달간 포털과 인터넷케이블접속장비 판매자들을 2백50명 해고했다.

전직원의 8%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제케이블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추진했던 UPC라는 국제적인 케이블접속회사와의 합병계획을 취소했다.

온라인게임시장의 리더인 포고닷컴(Pogo.com) 인수도 포기했음은 물론이다.

지난해 4월 성장시장으로 판단하고 뛰어들었던 DSL 시장도 당분간 수익성이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고 아예 손을 뗀 상태다.

일반인대상으로까지 영업을 확대하던 웹호스트비즈니스도 수익성이 남는 기업고객만으로 한정하고 있다.

"축소지향" 전략에 대한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쓸모없는 분야에서 손을 떼고 강점이 있는 쪽에만 사업의 초점을 맞추는 것은 바로 월스트리트가 바라는 것"(재무담당임원인 마크 맥리헨)이기 때문이다.

광대역인터넷서비스시장에선 엑사이트가 자타가 공인하는 1인자다.

가입자수가 작년말에 3백만명을 넘었다.

1년전의 1백10만명보다 무려 1백60% 늘어난 규모다.

이 시장의 성장속도는 앞으로 더 눈부실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가구수가 지난해에는 5백만가구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오는 2005년에는 무려 3천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용자수도 현재 2천5백만명에 5천5백만명으로 두배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엑사이트의 앞날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TV와 영화까지 컨텐츠로 갖춰 놓는 등 "확대지향"인 AOL타임워너와의 한판승부가 남아 있다.

때문에 AOL타임워너와 차별화된 콘텐츠을 갖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회사측은 올 연말까지 가입자수가 5백20만-5백50만명에 이르는 등 전체시장의 60%는 장악할 것으로 확신하다.

대주주인 AT&T가 최근 로드러너라는 케이블업체를 AOL과 공동소유하고 있는 미디어원이란 회사를 인수, 상당수의 가입자가 넘어오리라는 은근한 기대가 한몫 한다.

그러나 진짜는 "이 사업 한 분야에만 집중할수 있는 엑사이트가 여러곳에 신경을 써야 하는 AOL타임워너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에 있다.

쪼개진 사업분야에서는 "축소지향"이 "확대지향"을 누를 것이란 확신인 셈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