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3년간 김대중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시장의 문제점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했고 처방도 잘못됐다"고 평가했다.

김 전 수석은 22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강경제인포럼''에서 "국민의 정부 경제팀은 중장기적인 경제 비전이나 확고한 원칙없이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편법적으로 대처해 왔다"며 "근본적으로 경제시스템을 개혁하지 않으면 다시 국제통화기금(IMF)관리 체제로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퇴출될 기업의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시장원칙를 저버린 채 무조건 살리려고만 한다면 구조조정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경제팀은 눈앞의 위기상황만 넘기면 된다는 안이한 자세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말고 소신을 갖고 시장원칙에 맞춰 정책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수석은 올해 한국경제 전망에 대해 "최근 정책 담당자들이 곧 경기가 호전될 것처럼 얘기하지만 근본적인 경제 해결책이 없는 한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 경제도 어려운 만큼 과거처럼 해외요인을 발판으로 난관을 극복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