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한파를 견디지 못하고 인텔마저 비용삭감 행진에 합류했다.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사장은 20일 아침 전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비용 절감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비용절감 목표액은 언급하지 않은 채 ''수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줄이겠다고만 썼다.

이를 위해 당분간 신규 채용을 동결,퇴직에 따른 자연감소 방식으로 직원 수를 줄이되 인위적인 감원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인텔의 전세계 직원 수는 현재 8만여명에 달하며 매년 평균 퇴직률은 10%를 밑도는 수준이다.

또 올 4월로 약속했던 간부(senior manager)들에 대한 월급 인상분 지급을 오는 10월 이후로 미뤘다.

일반 직원들에게는 예정대로 4월부터 지급하되 인상분의 절반만 주고 나머지 절반은 10월 이후에 지급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출장비와 시간외 근무수당 등 유연성 경비도 올해 30% 줄이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비용 절감에도 불구하고 총 43억달러의 연구개발(R&D) 및 75억달러의 신규 설비 등 자본투자 예산은 한푼도 줄이지 않는다고 인텔측은 밝혔다.

인텔이 비용 절감에 돌입한 것은 전세계 반도체 매출이 7.7% 감소했던 지난 98년 이후 처음이다.

인텔은 당시 3천명을 감원하는 등 80년대 이후 최대 규모의 리스트럭처링을 단행했었다.

인텔은 지난달 올 1.4분기 매출이 지난해 4.4분기보다 15% 줄어든 8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