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 본점을 두고 있는 커피전문점 스타벅스(Starbucks)는 지난 1년반동안 이른바 전략수립에 몰두했다.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결론은 간단했다.

찔끔찔끔 손대오던 인터넷사업을 아예 포기하고 또 포화상태인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쪽의 성장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올들어 이를 곧바로 실천에 옮겼다.

우선 온라인상점인 Living.com, Kozmo.com, Cooking.com 등과의 제휴를 끊어버렸다.

그동안 온라인판매를 노리고 닷컴쪽에 5천8백80만달러를 투자했으나 별 효과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대신 본업인 커피를 직접 끓여서 파는 소매점 확충에 적극 나섰다.

목표는 2005년까지 전세계에 1만개의 점포를 내는 것.

지금 전세계에 있는 점포는 3천8백17개.

이중 80% 가량인 3천2백개가 미국과 캐나다에 집중되어 있다.

북미시장에 고작해야 3백개 정도의 점포를 갖고 있는 2위권과는 엄청난 격차다.

1만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으면 연간 매출이 6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점포수나 매출 모두 지금보다 3배가량 많은 규모다.

업계에선 너무 공격적 경영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재무담당임원(CFO)인 마이클 케이시는 "국내시장은 한계에 다다랐지만 해외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며 "앞으로 3-5년간은 해외부문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말한다.

당장 올해 전세계에 1천1백개의 점포를 새로 내고 25-30%의 매출증가를 계획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목표달성이 어렵지 않을 정도의 강력한 능력을 갖고 있다"(케이시)는 자신감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이 회사가 지난 4분기 연속 10%이상 성장, "일부 첨단업체를 제외하면 아마 가장 좋은 성과를 기록"(피트 월트만 메릴린치 애널리스트)했다는 실적이 뒷바침해 주기 때문이다.

실제 월스트리트에서도 스타벅스 주식은 안전하게 살수 있는 몇 안되는 우량주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외부 인터넷사업에서는 철수했지만 고객을 위한 인터넷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도 새로운 전략중 하나다.

예를들어 커피를 마시러 온 고객들이 자유롭게 인터넷을 사용할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모든 점포안에 초고속 인터넷망을 깔기로 지난 1월 마이크로소프트와 계약을 맺었다.

"커피와 인터넷의 만남"을 통해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구상이다.

단골 손님에겐 인터넷망을 이용한 직불카드 결제허용도 검토중이다.

경기가 꺾이는 것도 스타박스엔 큰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코스트를 낮춰 줄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시세가 떨어져 점포를 싸게 사거나 임대할 수 있으나 커피에 대한 수요는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에게 커피는 필요할때 줄일수 있는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 품목인 탓이다.

물론 고속성장에 따른 장애도 많다.

점포가 많아져도 세계 각 점포에서 똑같은 품질을 유지하는게 가장 어려운 일이다.

어느 한곳이라도 품질유지에 실패하면 브랜드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는다.

해외에서 점포책임자를 찾고 교육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

이 분야는 하워드 슐츠 회장이 세계경영전략담당(Chief global strategist)이란 타이틀을 갖고 직접 챙길 정도다.

스타벅스의 품질과 문화를 그대로 이전하기 위해서다.

해외로 뻗는 스타벅스의 성공여부는 결국 "품질유지와 문화이전"의 성공여부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