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그룹이 자동차 단순 판매를 넘어 미개척분야인 소비자금융,보험,정비 등 자동차부문의 "애프터마켓(After Market)"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현대자동차의 자회사인 할부금융업체 현대캐피탈이 지난 1월부터 대표적인 소비자금융인 신용대출서비스에 나선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기업금융의 하나인 B2B 파이낸싱을 개시한 것.

또 현대자동차의 인터넷부문 자회사인 오토에버닷컴은 이달들어 인터넷을 통한 중고차 판매(경매)에 나섰다.

이 회사는 오프라인 정비업소와 일반고객을 연결해주는 정비대행을 매개로 본격적인 정비서비스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도요타 등 미국 유럽 일본 자동차메이커들이 할부금융 자회사를 통해 자동차 생산.판매보다 시장규모가 3-4배나 큰 애프터마켓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애프터마켓 진출은 우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함으로써 수익성을 높이려는데 초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GM 등 빅3는 고용.재고.원가절감 등의 부담이 따르는 전통적인 자동차 생산.판매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애프터마켓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여기에는 국내 애프터마켓을 선점함으로써 국내 소비자에 대한 전방위 밀착 마케팅을 위한 기반을 구축,이미 국내시장에 상륙한 일본 도요타를 필두로 GM 포드 등 앞으로 예상되는 외국 자동차메이커들의 도전에 대비,국내 시장에서의 우위를 수성하겠다는 현대의 포석도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할부판매 가운데 50-60% 상당을 처리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이 신용카드업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포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카드의 다양한 기능을 이용하면 자동차 계약금.중도금을 카드로 결제하는 것은 물론 현금서비스 등 본격적인 소비자금융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현대자동차만 해도 2천만명을 넘는 고객DB(데이터베이스)를 기초로 한 전방위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현대캐피탈은 또 이르면 오는 2002년께 미국 또는 유럽에 현지할부금융회사를 독자적으로 설립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메이커들의 국내시장 진출에 맞서 일본현지판매법인을 세운 것처럼 해외할부금융회사를 통한 현지 자동차판매를 확대해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가 이달부터 본격적인 신용카드사업의 전단계인 "드림 론패스"를 통해 대대적인 회원모집에 나선 것은 이같은 전략에 따른 1단계 포석이다.

드림 론패스는 무보증.신용으로 1천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이다.

대출금의 원금과 이자를 분리해서 납부할 수 있으며 원금을 다 갚지 않고 10%만 내면 다음달에도 잔액 범위내에서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그래서 회사측은 이를 "주머니속의 금고"라고 부른다.

현대캐피탈은 우선 자사 고객과 계열사 임직원들을 포함,오는 6월까지 1백만명의 회원을 유치할 계획이다.

현대캐피탈은 또 이달 들어 활동을 개시한 인터넷 중고차경매 사이트인 오토에버닷컴과 연계,경매업체들에게 자동차 인수자금을 지원하는 B2B 파이낸싱을 개시했다.

올 상반기중에 중소업체의 법인용 차량을 리스하는 자동차 리스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이 서비스를 통해 보험.정비 등을 대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의 애프터마켓 진출과 관련,오토에버닷컴의 활동도 주목대상이다.

이 회사의 주력사업은 오토에버옥션 인터넷 사이트을 통한 인터넷 중고차경매지만 보험.금융,차량용품 구입,정비,폐차 등 자동차에 관련된 각종 부대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젊은층을 겨냥,전자메일과 채팅방을 운영해 "맞춤 정보"도 서비스할 계획이다.

현대의 이같은 애프터마켓 공략은 대우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주택은행.삼성화재.국민은행 등과 제휴,무보증 자동차 할부판매에 나서도록 재촉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현대의 도전이 앞으로 어떠한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