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주가가 연 이틀 급등했다.

15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711.57로 33.50포인트(4.94%) 올라 전날의 급등세를 이어갔다.

인텔 주가가 4.95% 오른 것을 비롯 AMD(5.1%) 내셔널세미컨덕터(7.4%) 등 대부분의 반도체주들이 크게 올랐다.

이 지수는 전날에도 7.82% 상승했다.

반도체주가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타자 월가 일각에서는 반도체 주가전망에 신중한 낙관론이 지펴지고 있다.

우선 작년 하반기부터 폭락세로 치닫던 D램가격이 최근 보합권에 머무르며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64메가 D램(현물) 가격은 현재 개당 2.4달러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반도체 경기사이클이 2002년께 바닥을 칠 것이라던 그동안의 전망과는 달리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최근 제기됐다.

일본 닛케이비즈니스는 최근호에서 작년 재고조정에 들어간 반도체산업이 올 여름께 회복세에 들어서 2002∼2003년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BN암로의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워도 "반도체산업의 경기사이클이 바닥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반도체주 전망을 낙관했다.

그렇지만 최근의 반도체 주가 급등은 낙폭과대에 따른 일시적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이 좀더 강하다.

베어스턴스는 이날 D램메이커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전망을 하향조정하는 등 반도체주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견지했다.

IC인사이츠의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인 빌 매클린은 지난해 36% 급성장한 세계 반도체 시장이 올해는 7% 성장에 그치고 자칫 이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