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기관들이 국고채 등 안전자산에 과도하게 자금을 운용하면 기업자금 공급위축으로 구조조정이 더욱 어렵게 될 뿐 아니라 조정을 받을 때 자본손실의 우려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총재는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총재는 최근 국고채 시장에서 경기둔화 및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경향 등으로 채권매입수요가 일부 국고채 종목에 집중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콜금리 수준을 하회하는 장단기금리의 역전현상이 일시 나타나는 등 과열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현상은 일부 기관이 무위험자산에 대해 편향적인 선호경향을 보이고 있는 데다 풍부한 시중유동성을 바탕으로 단기매매 차익을 노리는 행위가 가세한데도 원인이 있다고 전총재는 지적했다.

최근 국채 일평균 거래규모가 4조7000억원 수준으로 과열양상을 보였던 99년 6월(4조6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증가한 것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총재는 무위험자산에 대한 지나친 선호경향은 최근들어 개선기미를 보이고 있는 기업부문에 대한 자금공급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총재는 기업자금공급이 위축될 경우 경기의 조기회복을 저해하고 최근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총재는 이어 국고채시장의 과열현상은 언제가 조정을 받지 않을 수 없는데 이에 따른 자본손실은 금융기관의 부담을 늘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