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업계에 정보화 바람이 치열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대표 박정인)는 지난달 소모성 자재의 통합구매 시스템을 구축하고 1월부터 인터넷을 통해 팔레트 밸브 필터 고무제품 포장재 등 소모성 자재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오프라인 상에서 진행되던 구매업무를 인터넷으로 처리해 인력과 시간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현대모비스측은 예상했다.

한라공조(대표 신영주)는 미국의 자동차 부품 전자상거래망에 가입을 추진하는 한편 ERP(전사적 자원관리)에도 대규모로 투자키로 결정했다.

이와함께 최근 제품연구개발(R&D) 정보시스템을 구축한데 이어 SEM(전략적기획관리)과 ERP를 위해 5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만도(대표 오상수)는 지난 1월 본사와 평택 문막 익산 등 각 사업부를 하나로 묶는 ERP시스템을 구축했다.

오상수 사장은 "현금흐름 등의 주요 지표를 공유할 수 있어 시장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만도공조(대표 황한규)도 30억원을 투자해 ERP시스템을 구축했고 대원강업을 비롯한 여러 업체들이 ERP구축에 나서는 등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정보화가 확산되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지난해 2월 미국 빅3가 자동차부품 전문 전자상거래망 "코비신트(Covisint)"를 구축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고 있다.

빅3를 비롯해 르노 닛산 등 완성차업체와 델파이,비스티온,다나,리어 등 세계적 부품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코비신트"의 충격파가 직간접적으로 국내업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업계의 움직임이 전자상거래 정착으로 이어지기에는 부품업체가 모기업에 종속된 관행이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의 밴더체제에서는 구매자와 납품자를 객관적인 기준으로 선택하는 전자상거래가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자동차공업협회 고문수 상무는 "자동차의 부품의 다양한 규격도 전자상거래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