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계에선 설비의 공급 과잉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략적 제휴 사례가 흔치 않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중인 새한이 필름.PEF(폴리에스테르 필라멘트).부직포 사업을 일본의 도레이사에 팔면서 탄생시킨 도레이새한과,삼양사와 SK케미칼의 통합법인 "휴비스"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 회사는 통합 초반기이지만 구조조정 가속화와 경영효율 제고로 통합을 통한 전략 제휴의 효과를 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99년 12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도레이새한은 설립 1년만에 적자 사업구조를 흑자구조를 돌려 매출액과 이익을 통합전보다 40%를 끌어올리는 등 단기간에 가시적인 경영성과를 이뤄냈다.

지난해 4천3백억원의 매출과 3백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는 4천8백50억원의 매출과 4백3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같은 도레이새한의 실적은 국내 화섬업계가 공급 과잉과 채산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나와 구조조정과 외자 유치의 첫 성공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도레이 70%와 새한 30%의 지분 구조를 가진 이 회사는 국내의 우수한 인재와 해외 선진사의 기술 및 글로벌 마케팅력을 결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이라고 성공 요인을 설명했다.

우량한 재무구조(자기자본비율 50%,부채비율 1백%)를 바탕으로 주력 부문인 폴리에스테르 필름 분야의 원가.

품질 경쟁력에 도레이사의 핵심 기술을 부가해 제품 경쟁력을 높인 것.

제조 기술외에도 공정관리,생산관리에 대한 선진 기법과 노하우를 교류시켜 생산성을 높였다.

전략적 제휴의 최대 효과는 글로벌 마케팅력의 강화.도레이새한과 일본 도레이사가 글로벌 협력체제를 가동,도레이새한의 신규 거래선을 개척한 것.

특히 일본 시장을 공략하면서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도레이사의 자국 시장에 대한 마케팅 전략의 도움을 받아 진입 첫해에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10%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처럼 도레이새한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통합법인 휴비스도 서서히 본궤도에 진입하자 최근 한국합섬이 미국 유니파이사와 원사부문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섬유업계에서도 전략적 제휴가 잇따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