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메이커에서 디지털 종합기업으로 거듭난다"

디지털 방송과 홈네트워킹의 확산으로 전자산업에서도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다국적 조짜기"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 가전분야는 기존 아날로그 제품과는 달리 한 가지 제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절대 강자의 위치를 차지할 수 없다.

멀티미디어 서비스 기능이 강화되면서 소프트웨어,통신네트워크,시스템 통합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경쟁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방송 분야의 경우 디지털 TV를 비롯한 디지털 AV(오디오.비디오)기기 등 제품 자체의 성장 잠재력이 클 뿐 아니라 콘텐츠나 운영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분야의 연관성도 높다.

여기에 데이타 전송방식 등을 둘러싼 기술의 국제적 표준문제가 얽혀 있어 세계 메이저 전자업체들간의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눈치작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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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네트워크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1차적 목표를 두고 디지털 가전 인터넷 이동통신 등 각 분야에 걸쳐 거미줄 같은 제휴망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인터넷 솔루션 사업분야에서 야후와 파트너십 관계를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이동통신) <>미국의 해리스 등 4개 업체(쌍방향 디지털 TV)와 잇따라 제휴 협약을 맺었다.

삼성의 하드웨어 기술과 야후의 포탈사이트 망,마이크로 소프트(MS)의 소프트웨어 제조기술을 접목,글로벌 통합 마케팅을 벌여나간다는 포석이다.

이를 통해 삼성의 웹 폰 등을 야후 사이트에 접속,각종 인터넷 솔루션을 제공하는 공동 프로젝트와 휴대폰용 브라우저인 MS의 모바일 익스플로러를 기반으로 한 기능형 휴대폰 개발도 추진중이다.

차세대 AV(오디오 비디오)장치로 부상하고 있는 DVD(디지털 비디어 디스크)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미국의 워너 브라더스와 제휴,콘텐츠와 하드웨어의 결합도 진행중이다.

인터넷 게임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의 인터넷 게임 랭킹 서비스 기업인 배틀탑과 세계 사이버 게임대회를 추진하는 등 글로벌 마케팅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작업도 벌이고 있다.

이밖에 개별 사업 분야에서도 <>프랑스의 톰슨(방산) <>로크웰오토메이션(설비 자동화) <>코닝(광부품) 등과 제휴,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

<>LG전자=LG의 전략적 제휴는 철저히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는데 집중되고 있다.

첨단 기술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인터넷 벤처 유통 등의 다각적 분야에서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코카콜라와 공동 판촉행사를 전개한데 이어 영국 국영방송인 BBC와도 벽걸이 TV와 인터넷 냉장고 등 첨단 전자제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키로 제휴를 맺었다.

영국 주요 도시에 제품 순회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브랜드 홍보효과를 높여 디지털 TV의 경우 지난해 12월 영국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성과도 올렸다.

디지털 시장의 테스트 마켓인 북미시장에서는 95년 인수한 제니스의 인지도를 적극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중이다.

제니스의 광고 컨셉을 "섹스보다 즐거운(Better than Sex)"으로 결정,기존의 "신뢰와 친근감"이라는 이미지를 파격적으로 바꾸고 "6th 애니뉴" 등 AV전문 유통점과도 제휴를 맺고 공동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GE와는 광파 전자레인지를 공동 개발해 북미시장은 GE 브랜드로,한국과 유럽시장은 LG 브랜드로 판매하는 지역분할 마케팅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또 일본의 JBL과는 차세대 오디오 분야에서 제휴,LG-JBL 공동 브랜드로 디지털 콤포넌트 오디오를 공급하는 등 브랜드 믹싱(mixing)전략도 벌이고 있다.

디지털 가전분야의 기술적 협력망을 구축하기 위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디지털 TV와 홈네트워크 분야에서 인텔 MS와 제휴협약을 맺었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광저장장치 분야에서는 일본의 히타치와의 제휴를 통해 LG의 시장 지배력과 히타치의 기술력을 결합,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