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퀄컴이 동기식 IMT-2000 컨소시엄에 공식 합류키로 함에 따라 동기식 IMT-2000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섰다.

삼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대 통신장비 업체다.

또 미국 퀄컴은 세계 최고의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그동안 줄곧 참여 여부가 관심사였던 삼성과 미국 퀄컴이 동기식 사업에 뛰어듦에 따라 동기식 그랜드 컨소시엄은 사업권 확보를 위한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통신업계는 아직 남아 있는 최대 이슈로 LG를 꼽고 있다.

LG는 경쟁관계인 삼성과 퀄컴이 동기식 사업에 참여키로 함에 따라 당장 사면초가 상태에 빠지게 됐다.

그동안 동기식 IMT-2000은 사업성이 없어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혀 왔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과 퀄컴이 가세한 동기 그랜드컨소시엄이 IMT-2000 사업권을 따낼 경우 더이상 통신사업을 지속시킬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 삼성과 퀄컴이 참여한 이유 =삼성은 그동안 통신서비스 사업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동기식 IMT-2000 사업자 참여 여부에 대해 줄곧 부인으로 일관해 왔다.

이같은 삼성이 방향을 급선회해 동기식 컨소시엄에 참여키로 한 것은 뭔가 ''실익''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김운섭 상무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국내 동기식 기술이 사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랜드 컨소시엄에 참여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다시 말해 국내 IMT-2000 시장이 비동기식 주도로 흘러갈 경우 동기식에 강점이 있는 삼성전자의 위치가 흔들릴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이다.

퀄컴은 이미 올해초부터 국내 동기시장 육성을 위해 동기식 IMT-2000 사업권에 참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퀄컴은 다만 이번 컨소시엄 구성과정에서 어느 정도로 지분을 참여할 것인지가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 LG는 참여할까 =동기식 IMT-2000 그랜드 컨소시엄을 주도해온 하나로통신은 LG도 결국은 참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주말께 LG측으로부터 참여 여부에 대한 답변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LG는 아직 요지부동이다.

LG그룹 관계자는 "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돼 봤자 비동기식 사업자에 비해 사업성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 확실해 현재로선 참여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과 퀄컴이 참여한 그랜드 컨소시엄이 동기식 사업권을 확보할 경우 LG는 더이상 통신사업자로서 설 자리가 없어 어떤 형태로든 참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포철은 어떻게 =유상부 포철 회장은 올해 사업계획을 통해 SK IMT에 출자하는 것외에 다른 사업분야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기식 사업에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포철의 입장은 언제든지 바뀔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삼성과 퀄컴이 동기식 컨소시엄에 참여해 SK텔레콤 및 한국통신 등 비동기 사업자에 견줄 경쟁력을 갖출 경우 포철은 뒤늦게라도 동기식 컨소시엄에 합류할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