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현 < 금융硏 연구위원 >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금융산업을 구성하는 공급자(금융회사) 수요자(예금자 및 차입자) 시장 규제감독자 등 각각의 주체가 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회사가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금융소프트웨어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금융소프트웨어는 금융회사의 운영과 관련한 제반 의사결정체계 및 집행체계를 의미하는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경영전략, 조직 및 인사, 문화, 리스크관리, IT/MIS 등이 금융소프트웨어의 주요 요소가 된다.

소프트웨어의 개혁은 의식의 변화로부터 출발해 문화의 변화를 통해 확산되어 시스템 변화로 정착돼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일이 소요된다.

금융회사 임직원의 의식 및 문화의 변화가 현실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금융수요자인 예금자 차입자 등이 금융공급자인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규제감독당국도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과 개별 금융회사의 건전성은 상충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금융소프트웨어 개혁의 목표는 금융회사 기업가치의 최대화에 있으므로 금융회사의 주주는 금융회사의 이사회가 기업가치를 증대시키지 못하는 경우 이사 해임 등 주주권을 행사함으로써 이사회가 소프트웨어의 개혁에 매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정부가 대주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유 금융회사의 경우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금융회사의 소프트웨어 개혁이 기업가치의 증대로 귀결되려면 우선 금융회사의 핵심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전략사업단위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경영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전략사업단위가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면 금융업무 능력이 뛰어난 임직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한편 심사 리스크관리 고객DB 수익성관리 성과평가 등의 하부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금융회사의 생사를 결정하는 여신 분야에 가장 우수한 임직원이 배치되고 독립적인 여신승인 등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여신문화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