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을 터뜨린다"

한국 IT(정보기술) 벤처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인 아이파크(i-Park) 입주업체들의 야심찬 목표다.

이들 업체는 미국으로 건너온지 2~3년이 지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이파크에 자리잡은 한국 IT기업들은 세계적인 기업과 제휴하고 소프트웨어(SW)를 판매하거나 관련 기술을 제공, 한국 IT 벤처의 우수한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또 미국 시장에 한국에서 개발된 온라인게임을 상륙시켜 한국의 뛰어난 창조성을 자랑하기도 했다.

인사이트테크놀로지스(대표 이기철)는 한국 소프트웨어 기술 수준을 한껏 과시한 대표적인 기업.

지난해 SW수출 전진기지로 북미 지사(지사장 유한석)를 설립한 이 회사는 최근 대용량 저장장치인 쥬크박스 관리용SW(EZStor)를 세계적인 쥬크박스 제조회사인 미국 맥스옵틱스에 공급키로 했다.

또 DISC, KUBOTA 등의 테스트에도 통과,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 ASACA, JVC 그리고 유럽의 NSM 등과도 OE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지 반년만에 기술력과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게 된 결과"(유한석 지사장)다.

유 지사장은 현재 캐나다 현지법인이 개발중인 NAS(네트워크부착 저장장치)와 DPA(데이터보호시스템)를 포함, 올해 수출액이 1천5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오는 3월께부터 EZStor를 미국시장에서 독자브랜드로 판매에 나서는 등 "2003년 스토리지 업계 빅3 진입"이라는 목표 달성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케미스(대표 박병형)는 SW 수출을 위해 지난 99년 미국 현지법인 넥싯(대표 이종훈)을 설립했다.

넥싯은 이미 지난해 60만달러어치의 SW수출 계약을 맺었다.

올해 수출액은 7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트랜스레이터"와 "OK윈".

트랜스레이터는 코볼(COBOL) 등 옛날 컴퓨터 언어로 개발된 프로그램(리거시 시스템)을 웹환경이나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자동 변환하는 SW다.

이 회사는 세계적인 시스템통합(SI) 업체인 미국 EDS와 제휴를 맺었다.

넥싯 이은성 이사는 "이번 제휴로 EDS가 시스템 변환 작업을 할 때 넥싯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며 "EDS 수주가 늘어나면 넥싯의 매출도 자동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소개했다.

아라리온(대표 정자춘)도 미국 시장에서 "한 건" 올릴 기반을 마련했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용 칩 전문업체인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현지법인(센트로닉스, 대표 유진주)을 세운 뒤 LSI로직, AMD 등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들과 상호협력 관계를 맺었다.

"개발은 큰 회사와 공동으로, 상품화는 독자적으로"라는 전략에 따른 제휴이다.

주 대표는 "이들 회사와 파트너십을 가짐으로써 이들 회사의 기술과 차세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어 남들보다 한걸음 빨리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위자드소프트웨어(대표 심경주)의 미국 지사(지사장 윤종태)는 미국에 한국 온라인 게임을 상륙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회사가 개발해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포가튼 사가 온라인"이라는 게임을 미국 포털회사에 제공하고 2백만달러를 받기로 했다.

또 게임운영 수익의 일부를 로열티로 받게 된다.

위자드는 올해 하반기에 미국에 서버를 설치해 직접 상용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 시장으로 건너올 때의 꿈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 회사는 이와 별도로 올해 게임 수출로 5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쥬라기원시전2 화이트데이 악튜러스 페이트 쿠키샵 등 모두 10종의 게임을 미국 및 유럽 등에 라이선스방식으로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웹콜센터솔루션업체인 인츠(대표 송우찬)는 미국 시장에서 마케팅 및 시장 조사 등을 위해 지난해 5월 미국법인(인츠넷, 대표 송우찬)을 세웠다.

웹콜센터솔루션은 사용자가 인터넷사이트에서 쇼핑, 계좌이체 도중에 "상담원" 같은 특정 버튼을 클릭하면 PC의 마이크와 스피커로 직접 상담원과 통화할 수 있게 해 주는 시스템.

인츠넷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송우교 팀장은 "이 시스템은 기존의 콜 센터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어 웹콜센터 구축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이같은 장점 때문에 미국 기업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이파크 박영준 부소장은 "아이파크 입주업체들을 찾는 미국 벤처캐피털이나 IT업체 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올해부터는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입주업체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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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ark ]

아이파크는 정보통신부가 한국 벤처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창업보육센터(인큐베이터).

같은 실리콘밸리 지역에 3년 전 설립된 해외소프트웨어지원센터(KSI)와 올초 통합함에 따라 입주업체가 58개에 이르는 초대형 인큐베이터로 성장했다.

한국 기업들이 생소한 미국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 미국 정착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한곳에 몰려 있어 미국 현지의 벤처캐피털이나 IT 업체들의 눈길을 쉽게 끌어 미국 진출을 촉진시키는 전진 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