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수 벤처기업인 비트컴퓨터가 북한에 교육용 중고PC와 IT(정보통신)관련 서적을 보낸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30일 북한을 방문하고 지난3일 귀국한 조현정 비트컴퓨터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컴퓨터기술자 5명을 남한에서 1년간 교육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북한당국과 의견접근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한간에 달리 사용하는 IT관련 용어를 남한식으로 통일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북한에선 리눅스를 리낙스(리눅스의 일본식 발음),랜(LAN)을 왠(랜의 러시아식 표기)으로 부르고 있다.

김책공과대학 공식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조 사장은 북한에도 미국 실리콘 밸리, 중국 중관춘,서울의 테헤란밸리같이 IT산업 개발을 위한 벤처특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북한은 평양인근의 항구도시를 후보지로 소개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답방때 테헤란 밸리 방문을 요청했으며 앞으로 북한이 인터넷과 휴대폰을 대외 개방하면 올해중 북한을 2차례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해 IT산업과 관련된 양측의 교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조 사장은 서울에 사이버교육센터를 만든 다음 인터넷상에서 북한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IT와 관련된 다각적인 대북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지난1일 인민대학습당에서 조선콤퓨터센터 김일성대학 김택공과대학 평양프로그램센터 등 7개 기관의 IT전문가와 책임자 5백여명을 대상으로 디지털시대의 특성에 대해 강연을 했다고 설명했다.

남한의 기업인이 인민대학습당에서 5여백명의 북한사람들에게 공개강연을 한 것은 처음이다.

조 사장은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상하이 방문 직후여서인지 북한에 IT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엔지니어 출신인 조 사장은 북한의 컴퓨터기술은 어려운 여건을 감안할 때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북한에는 펜티엄 급 컴퓨터가 80여대에 불과하며 인터넷 접속 환경도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 대부분 연구원들이 알고리즘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등 기술적 잠재력이 있다고 그는 말했다.

남한에서 뛰어난 수준으로 알고있는 북한의 애니메이션기술은 국내에서 널리 쓰고 있는 3D스튜디오를 사용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안상욱기자 sangw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