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시작돼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광우병이 가뜩이나 위축된 세계 경제의 주름살을 한층 더 깊게 만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유럽의 주요 일간지들은 5일 광우병 사태가 세계 경제 전체에 이미 수십억달러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입혔으며 국가간 통상마찰로도 비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손실=1985년 세계 최초로 광우병이 발견됐던 영국은 그후 광우병 진단과 억제를 위해 이미 수십억달러를 사용했다.

독일의 경우 피해액이 최소한 7억6천5백만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정부 보고서가 나왔다.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는 EU 차원에서도 광우병 대처 비용으로 10억달러 이상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지역의 축산농가들은 지난해 11월 광우병공포가 재연되면서 국내 쇠고기 수요가 최고 70%까지 줄어들고 수출길까지 막히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민들 뿐만 아니라 육가공업체와 사료제조업체,소 추출물을 이용한 화장품 및 의약품 생산업체 등 관련 업체들도 규제강화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통상마찰=광우병 전파의 주범으로 알려진 EU지역 소의 뇌와 등골,그리고 그 추출물은 물론 EU산 쇠고기와 육가공 제품도 대부분의 국가에서 수입이 금지됐거나 금지가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광우병의 감염과정이 명백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염성 여부가 불분명한 쇠고기와 관련제품까지 무차별적으로 수입을 금지시키는 조치는 해당국의 반발과 제소사태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의 뉴라운드 의제 설정을 위한 협상에서 농업분야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광우병 파동으로 축산물 및 가공제품의 수입규제 조치가 잇따르고 있어 교역위축은 물론 당사국간 분쟁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 경우 뉴라운드 출범이 더욱 늦어질 수도 있다.

영국 정부가 프랑스산 쇠고기 수입금지를 추진하자 프랑스측은 원인 제공자격인 영국이 수입금지에 나선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반발,EU회원국 사이에서도 내분이 일고 있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worldonline.fr

< 광우병 사태 일지 >

<>1985년:영국서 광우병 증세 첫 발견
<>1996년 3월:영국정부,광우병 인간전염 사실 첫 시인
<>2000년 11월:독일에서 첫 광우병감염 소 발견
<>12월:남아공 주부 로넬 에카르드(35),광우병으로 사망
<>12월:일본 유럽연합(EU)산 쇠고기수입 전면금지
<>2001년 1월:독일,광우병감염소 40만마리 도살계획 발표
<>2월:영국,한국등 70개국 우육골사료 수출(선데이타임스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