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일 밝힌 대우그룹의 불법행위는 49조원에 이르는 분식회계 규모만큼이나 다양하고 대담했다.

해외에 공사현장이 없는데도 공사를 하는 것처럼 위장시키고 국내 생산차를 해외에서 분해 조립해 현지 생산차로 둔갑시키는 기상천외한 수법도 동원됐다.

대우는 또 허위 수입서류를 이용해 26억달러를 해외로 불법송금했다.

98년과 99년 2년동안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않고 해외로 빼돌린 금액만도 15억달러로 집계됐다.

97년부터 99년까지 3년 동안 해외에서 정부의 승인도 받지 않고 불법차입한 금액만 2백억달러 상당에 달했다.

이중 상당액이 비자금으로 사용됐다.

대우그룹 사태로 금융기관 등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20여조원이다.

대우그룹은 국민의 혈세로 ''그들만의 잔치''를 벌인 셈이다.

◆해외공사실적 부풀리기=대우는 인도 자동차공장 건설공사 등 10개 국가에서 해외건설공사를 한 사실이 없는데도 97년에 1조6천3백94억원어치의 공사를 한 것처럼 위장했다.

97년 말 리비아 정부와 리비아 공사 미수금 중 1천9백86억원을 깎아주기로 하고도 이를 대손충당금으로 계산하지 않고 재고자산으로 처리했다.

◆현지공장 허위가동=대우자동차는 우크라이나의 자동차 공장에 2억달러를 투자했으나 가동이 불가능해지자 국내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가져가 분해한 다음 우크라이나 공장에서 재조립했다.

국내 생산차를 마치 우크라이나 현지 공장에서 제조한 것처럼 위장했다.

◆수출대금 빼돌리기=대우자동차 해외 판매법인 27개사를 포함한 43개 사업장에 자동차를 수출하고도 이를 국내로 보내지 않고 2천7백24차례에 걸쳐 영국 런던 현지법인인 BFC로 빼돌렸다.

그 규모는 15억달러.

◆허위수입 서류로 외화유출=해외에 NTL과 같은 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허위로 물품을 수입한 것처럼 꾸며 97년 10월부터 99년 7월까지 26억달러를 해외에 유출시켰다.

검찰은 이 돈을 비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김 전 회장과 장병주 전 대우 사장 등 경영진이 직접 개입했다.

◆분식회계와 사기=대우 대우자동차 등 대우그룹의 5개 핵심계열사들이 부채를 감추고 자산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41조9백억원을 분식 회계처리했다.

계열사별 분식회계 규모는 △대우 27조원 △대우자동차 4조5천6백억원 △대우중공업 5조원 △대우전자 3조7천억원 △대우통신 8천3백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들 5개사는 이런 분식회계를 금융기관에 제출해 10조원을 불법 대출받았다.

◆불법 외화 자금 차입=정부의 승인없이 DWA 등 5개 해외무역법인을 통해 1백57억달러,40억엔,1천1백만유로 등을 불법 차입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