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작년말까지 약 1조3천억원의 자구계획을 이행해 당초 계획대비 이행률이 60%대에 머물렀다.

올해안에 7천1백억원의 자구를 완료해야 한다.

그러나 계동사옥 서산농장 등의 매각작업이 쉽지 않다는게 금융계의 관측이다.

정부는 현대건설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로 빚을 주식으로 바꿔 주는 출자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다.

출자전환 실행 여부는 현대건설의 자구노력이 얼마나 철저히 이뤄지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 자구노력 얼마나 했나 =금융감독원과 채권단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작년말까지 1조2천8백92억원의 자구실적을 보였다.

이는 자구계획 2조5백52억원중 62.7%를 이행한 것이다.

구체적인 자구 이행실적을 보면 △서산농장 매각 3천4백50억원 △유가증권 매각 3천4백31억원 △대주주 출자 2천6백77억원 △사업용 자산매각 1천4백99억원 △부동산 매각 8백96억원 △해외미수자산 회수 7백66억원 등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계동사옥 서산농장 등의 매각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자구계획을 1백% 이행하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몽헌 현대 회장은 경영일선에 복귀한 뒤 직접 은행장들과 2금융권 대표들을 만났다.

금융기관들이 현대건설을 실상보다 나쁘게 보고 자구노력 이행에 부정적인 시각을 교정하기 위해서다.

정기홍 금감원 부원장은 "계열주의 적극 살리겠다는 노력으로 신뢰감을 다소 회복한 듯하다"고 말했다.

◆ 출자전환 이뤄질까 =진념 경제부총리는 1일 자민련을 방문해 출자전환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진 부총리는 "현재 출자전환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고 현대건설이 최대한 자구노력을 할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출자전환을 마지막카드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지난해 11,12월께 현대건설에 대한 출자전환을 신중히 검토했다.

현대건설을 부도내고 법정관리에 넣을 경우 경제파장을 감당하기 어려워 대안으로 검토한 것이다.

출자전환 규모는 6천억원 정도이고 정몽헌 회장의 경영권을 인정하면서 감자(자본금감축) 없이 주식 시가로 대출금을 출자하는 방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 회장을 배제한채 현대건설을 살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같은 방안을 비상대책으로 검토한 바 있지만 현단계에서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