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행정부의 통상정책 관련 각료들의 특징은 강력한 자유무역 주창자라는 점이다.

무역상대국 입장에서는 그만큼 시장개방 압력이 거세질 것이란 얘기다.

우선 통상정책의 최고책임자인 로버트 죌릭 무역대표 지명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자유무역 주창자.

일부에서는 그를 ''자유무역 교조주의자''로 부를 정도다.

그는 국무부 차관이던 지난 91년 말에는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 총리에게 자동차 자동차부품 컴퓨터 및 반도체의 시장장벽을 없애라고 강력히 요구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이 감세안을 최우선 정책으로 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무역 이슈가 정책 최전선에 떠오를 수도 있다.

경기둔화 속에 무역적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시는 앞으로 주요 교역상대국들과의 정상회담에서 무역 이슈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세계적인 자유무역틀을 만드는데 미국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죌릭의 영향력이 막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전문가들은 미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같은 지역협의체를 이용해 교역상대국들에 압력을 가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정책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돈 에번스 상무장관과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은 죌릭보다 더 강경한 매파다.

특히 카드 실장은 지난 97년 미 정부가 한국 자동차시장에 슈퍼 301조를 발동할 당시 미국자동차제조협회(AAMA) 회장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 강도 높은 시장개방 압력을 넣기도 했다.

석유회사 최고경영자 출신인 에번스 장관 역시 미국 기업이익의 대변자로서 교역국들에 시장개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