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경기하강 속에 물가 급등으로 연초부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일고 있다.

통계청은 작년 11,12월 생산이 연속 감소하고 올 1월들어 물가가 급상승했다고 발표했다.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 4.2%는 올해 정부가 잡은 물가억제 목표 3% 내외를 뛰어넘은 수준이다.

의료보험 수가인상 등 공공요금 및 폭설 등으로 인한 농.수.축산물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지난해 12월 실업률도 4.1%를 기록, 8개월만에 4%대로 올라서 일부에선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뛰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한 달 물가가 올랐다고 해서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한다.

LG경제연구원의 김성식 연구원은 "이달 물가가 급등한 것은 계절적 요인에 경기침체와 구조조정이라는 세 가지 요인이 겹친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한두달 물가 상승과 실업률 증가가 겹쳐 일어났다고 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

더구나 현재 국내 경기는 내수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물가가 계속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월께 각급 학교 등록금이나 교육 관련 서비스료 인상 고비만 넘기면 4월부터는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정반석 연구원 역시 "소비.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있어 현재로선 물가가 지속적으로 인상될 만한 요인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상반기중 예산을 조기집행하는 등 각종 경기진작책이 변수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물가를 크게 상승시킬만한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특히 "이달 물가 급등에 가장 기여도가 큰 농.축.수산물 물가상승은 폭설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라며 "농.수산물 물가는 앞으로 정부가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2월에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3%대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올해 물가상승률은 3.5∼3.7% 선에서 그칠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도 물가가 상반기중 일시적으로 4%까지 오르더라도 연간으론 3%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리정책도 물가 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운영할 방침이다.

그러나 환율과 유가 동향이 가장 큰 변수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환율이 안정되고 유가도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초부터 뛰기 시작한 공공요금 등이 시간이 지나 안정된다고 하더라도 환율과 유가가 불안해질 경우 수입물가가 뛰게 되고 전반적인 비용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환율이나 유가 같은 외생변수에는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다.

연초부터 물가불안 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정책적인 노력이 시급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