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벤처기업육성은 아주 세련돼 있다.

예컨대 대학생 3명이 아이디어를 가져오면 은행의 엔젤펀드는 이를 보고 10만달러를 투자한다.

이게 1라운드다.

투자은행은 수익모델이 괜찮다고 판단되면 새로운 벤처캐피털에게 소개해 주고 투자자금인 10만달러를 넘겨준다.

그리고 벤처캐피털이 1백만달러를 더 투자해 본격적으로 제품을 만들게 한다.

이게 2라운드 증자다.

이 과정에서 벤처캐피털이 마케팅도 함께 하고 기업인수합병(M&A)도 시켜준다.

미국은 이처럼 순서있게 벤처를 육성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벤처를 시작하자마자 10~20배에 증자하려는 꿈을 꾼다.

벤처투자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미국에서 벤처펀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30억달러,휴렛팩커드가 12억달러,시스코가 8억달러를 펀드에 투자한다.

언제 회수될 지 모른다.

우리나라처럼 주부들이 벤처에 투자하는 일은 곤란하다.

벤처투자는 일반주식투자와 달리 투자자보호가 잘 안되기 때문이다.

기업자금조달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미국에서 벤처는 수없이 명멸한다.

망하더라도 투자한 사람만 손해본다.

우리처럼 기업이 망하면 사돈의 8촌,처가집까지 망하지는 않는다.

실패한 수익모델만 죽고 거기서 잘하는 사람은 유사업체에 가서 다른 일을 한다.

벤처기업은 망해도 국부는 자라난다.

국가 전체적으로 1백개 벤처기업중 85개가 망해도 경제가 성장하고 벤처가 발전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