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7천억원 돌파,순이익 최고기록,브랜드별 1∼3위 독차지''

태평양이 한우물 파기식 외곬경영으로 화장품시장을 독주하고 있다.

태평양은 99년보다 16.2% 늘어난 7천9백50억원의 매출을 지난해 올렸다.

순이익도 매출 대비 9.1%인 7백26억원에 이르렀다.

외형과 순익에서 최고기록을 세운 것이다.

부채비율은 97.5%에서 73%로 떨어졌다.

대형브랜드도 잇달아 탄생시키고 있다.

''라네즈''''헤라''''설화수(雪花秀)'' 등 3개 브랜드의 매출이 각각 1천억원을 넘어섰다.

이들의 매출은 3천7백억원선으로 업계 2위인 LG생활건강(화장품 부문)의 매출을 앞질렀다.

이러한 실적은 지속적이면서 과감한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태평양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전인 지난 95년부터 구조조정에 나서 7천명이던 사원을 지난해 말까지 3천3백명으로 줄였다.

인사제도도 개선했다.

"연봉제를 통한 철저한 실적주의 인사로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게 서경배(39) 사장의 설명이다.

99년에 태평양생명보험을 정리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광고대행사 동방커뮤니케이션즈도 매각,경영을 슬림화했다.

다양한 상품개발도 고속성장을 일궈내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97년 백화점용 브랜드로 선보인 기능성화장품 ''설화수''가 그 대표적인 사례.

경희대 한의대와 공동으로 개발한 ''자음단'' 등 한방성분을 넣어 기능성을 크게 강화한 설화수는 지난해 1천6백억원어치나 팔렸다.

이는 99년에 비해 80%나 늘어난 것이다.

해외시장 공략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의 하나다.

프랑스에서 생산 중인 향수 브랜드 ''로리타렘피카''의 지난해 매출은 2억3천만프랑(약 3백45억원)으로 99년에 비해 10% 이상 늘어났다.

현지시장 점유율도 1.9%에 이르렀다.

중국 현지법인의 지난해 매출도 6% 늘어난 80억원을 기록했다.

태평양은 올해 세계시장 공략을 최대의 과제로 삼았다.

올해안에 중국 상하이에 기존 선양공장의 2.5배 생산능력을 갖춘 두번째 공장을 완공한다.

이들 현지공장을 활용,중국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프랑스에서도 올 하반기 중 향수브랜드인 ''쟝 샤를르 드 캬스텔 바작''을 내놓는다.

이를 통해 올해 지난해보다 9% 늘어난 8천7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순이익도 20% 늘어난 8백77억원을 올려 전체 매출대비 10%선을 넘어선다는 목표다.

경기부진으로 인한 수요감소에다 로레알 등 세계적인 업체들의 공세속에서 태평양이 국내 화장품시장을 계속 주름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