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업계에서 KTB네트워크가 차지하는 위치는 상당하다.

일단 역사와 규모면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최대 벤처캐피털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동안 수많은 벤처캐피털리스트를 배출했다는 점이다.

KTB네트워크가 "벤처캐피털리스트 사관학교"로 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화사회"는 지난99년 봄 KTB네트워크 출신인 현역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을 중심으로 결성됐다.

한국기술투자 서갑수 사장 한미열린기술투자 오태승 사장 등의 주도로 시작된 이 모임은 초기엔 매월 네번째 화요일에 만나기로 해 화사회란 이름이 붙었다.

화사회 간사를 맡고 있는 마일스톤벤처투자의 김영환 파트너는 "KTB네트워크에서 다른 벤처캐피털로 자리를 옮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개별 회사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상호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모임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20여명으로 출발한 화사회는 그동안 회원이 불어나 현재 4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친목 모임의 성격을 넘어 벤처투자등 업무면에서도 도움을 주고 받는다.

유망한 벤처기업을 발굴한 사람이 회원들과 정보를 공유해 2~3개 벤처캐피털이 공동투자하는 방식을 주로 택하고 있다.

무엇보다 투자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회원들은 밝힌다.

뿐만 아니라 회원간의 공동투자전략은 지금까지 상당한 성과도 거뒀다.

40여명의 회원들은 경력에 따라 1,2,3세대로 구분된다.

벤처투자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었던 지난80년대부터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활약해온 한국기술투자 서갑수 사장,연앤벤처투자 연병선 사장,한국IT벤처투자 안재홍 대표 등이 1세대에 속한다.

아주기술투자 전대엽 이사,동원창업투자 이종승 이사 등 이사급이 2세대이고 각 벤처캐피털에서 팀장급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3세대로 분류된다.

화사회는 지난해말부터 KTB네트워크 출신으로 벤처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회원자격을 주고 있다.

이에따라 미디어링크 하정률 사장,아이앤티텔레콤 강정훈 사장 등 40여명 정도가 신규 회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기술투자 양종하 전무는 "화사회 회원들은 건전하고 합리적인 벤처투자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각자가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