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은 잭 웰치 회장의 후임자로 40대인 GE메디컬시스템스의 제프리 이멜트(45) 사장을 선임했다.

GE는 지난 81년부터 20년간 GE를 이끌어온 웰치 회장의 뒤를 이을 후보로 꼽혔던 3명의 GE 계열사 사장중 이멜트를 GE 사장겸 회장 내정자로 결정했다.

웰치가 은퇴하는 올해말 GE의 제9대 회장으로 공식 취임할 이멜트가 GE를 어떻게 이끌지 벌써부터 세계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출신인 이멜트 차기회장은 다트머스대 응용수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대학시절엔 풋볼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82년 GE플라틱스에 입사한 후 한번도 회사를 떠나지 않아 "정통 GE맨"으로 불린다.

입사후 1년정도 마케팅 부서에 근무하다 바로 미국내 영업을 총괄하는 팀장으로 발탁됐으며 89년엔 고객서비스 부문과 해외 마케팅 부문 부사장에 올랐다.

96년 GE메디컬시스템스 사장을 맡아 13억달러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연간 매출을 이전의 두배인 60억달러로 끌어올렸다.

그는 웰치 회장처럼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있다.

외모에서 풍겨나는 단단함과 매서움이 행동에서 그대로 나타난다는 게 그를 아는 지인들의 공통된 평가다.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의 분석가 마이클 리건은 "이멜트는 웰치의 카리스마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차기 GE호 선장인 이멜트의 1차 시험대는 웰치가 주도했던 4백60억달러 규모의 하니웰 인수작업을 어떻게 마무리 하느냐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반독점 당국이 강력한 견제를 하고 있어 이를 어떻게 매끄럽게 해결할지 여부가 벌써부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외적 여건도 좋은 것만은 아니다.

웰치가 GE를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경영능력 외에도 지난 수년간 이어졌던 증시의 호황과 미국의 최장기 경기확장 덕을 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경기하강 국면이다.

그만큼 회사를 경영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그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웰치 회장의 성공적인 기업경영전략을 전수해 지속시키면서 자신만의 창의적인 경영방식을 어떻게 GE에 접목시키느냐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웰치의 선택이 "현명한 선택"이었음을 증명할 의무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