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간에 갈등이 생기면서 대한송유관공사 민영화가 진통을 겪고 있다.

정부로부터 대한송유관공사 지분 7.51%를 인수할 예정이던 에쓰-오일은 공사 경영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확보하는데 문제가 있다며 공정 경영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주식을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

에쓰-오일은 주식인수대금 3백1억원을 법원에 공탁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에따라 새로운 경영진을 새로 구성하기 위해 29일 열릴 예정인 대한송유관공사 주주총회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SK등 5개 정유사는 정부가 보유한 대한송유관공사 지분 44.22%를 나누어 매입키로 하고 지난 27일까지 인수대금을 납부할 계획이었다.그러나 최대주주인 SK가 자사에서 퇴임한 임원을 사장으로 선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에쓰-오일과 LG정유가 반발,정유사들간에 갈등이 발생했다.

에쓰-오일은 송유관시설의 경우 공익성이 강한 것으로 특정회사가 경영권을 독점하면 자사 물량을 우선 수송하는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제3의 전문경영인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G정유도 제3의 전문경영인체제가 바람직하다며 정유사들이 충분히 협의해 공정한 운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SK는 이에대해 이사회를 독점하지 않고 사외이사중심의 감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공정경영장치를 마련하겠다며 정유사들을 설득하고 있다.

현대정유와 그 자회사인 인천정유도 SK측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산업자원부 이유종 석유산업과장은 "일단 민영화하기로 한 만큼 정부가 나설 사안이 아니다"며 중재에 난색을 표시했다.

경영진 선임을 둘러싼 대한송유관공사 민영화 논란은 정유사들이 주유소 상표표시제도 등 각종 사안마다 마찰을 빚고 있어 경영진 선임이후에도 여러가지 문제를 낳을 것으로 우려된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