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실세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꼼짝도 않던 대출금리를 기업은행이 처음으로 낮추기로 해 다른 은행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특히 다음달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정책금리인 콜금리 인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 금융권 확산될까 =기은의 대출금리 인하는 다른 시중은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지난 98년 10월에도 연 10%가 넘던 프라임레이트를 처음으로 한자릿수(연 9.95%)로 내렸었다.

이후 은행권에서는 프라임레이트 인하 경쟁이 벌어져 지난 99년초에 연 9.5~9.75%라는 현재의 프라임레이트 수준이 굳어졌다.

과거 관행으로 볼 때 이번 대출금리 인하도 점차 다른 시중은행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금융계의 중론이다.

우선 중소기업 금융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은의 금리인하는 중소기업 고객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다른 시중은행들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올해 중견.중소기업 대출을 전략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기은의 대출금리 인하 방침이 발표되자 대책 마련에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은행 기업금융부 유근성 팀장은 "우대금리 자체를 당장 내리기는 어렵다"면서도 "기업대출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우량 고객들을 중심으로 금리를 신축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이 가속화되면 시장금리 하락→수신금리 인하→대출금리 하락이라는 저금리 기조가 정착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대출금리를 내릴 경우 곧바로 수지가 나빠지기 때문에 은행마다 인하 결정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 자금시장 선순환으로 =대출금리 인하 추세가 전 금융권으로 확산되면 기업들이 자금을 구하는 통로도 다양화된다.

연초들어 회복세를 보이는 증권시장(직접금융)과 함께 은행대출시장(간접금융)도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기업 자금시장이 풀리고 있다는 조짐은 최근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올들어 은행권 대출은 지난 15일까지 2조4천9백16억원이 증가했다.

또 국고채 금리 하락 등으로 자산운용에 고심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이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이동주 기은 여신기획부 차장은 "신규 기업을 끌어들이고 정책자금을 많이 배정받는다면 대출금리를 내리더라도 큰 손해는 아니다"며 "기업자금 시장에서도 저금리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정책금리는 어떻게 되나 =금융권은 다음달 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이 오는 30일께 단기금리를 또 내릴 예정이어서 우리도 콜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물론 한국은행은 아직 인하를 점칠 수 있는 어떤 신호도 내보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 구조상 금리인하가 민간소비나 기업투자를 자극하는 효과가 작기 때문에 자칫하면 머니게임을 조장하고 경제 거품을 만들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화당국이 정책금리를 내린다고 하더라도 구조조정과 경기회복 고용창출을 촉진할 수 있는 질적인 정책수단까지 동시에 활용(정책조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상춘 전문위원.김준현 기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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