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을 바라보는 일본의 표정에 긴장의 빛이 역력하다.

섬유 완구 등 저부가가치의 경공업제품으로 세계시장을 휩쓸었던 중국이 첨단하이테크제품을 대량으로 쏟아내며 위협적인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업계가 중국 제조업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품질혁명의 성공과 강력한 수출드라이브정책,그리고 진품을 몰아내는 모조상품의 대대적 수출공세다.

품질혁명의 성공은 ''값은 싸지만 그저그런 상품''으로 푸대접받았던 ''메이드인 차이나''의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

소니상하이공장이 98년부터 생산중인 대형화면TV ''베가''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베가의 불량률은 연평균 0.02%로 소니본사의 자체기준 0.1%를 크게 밑돈다.

세계 최고다.

중국제품의 품질개선 견인차는 외국계 자본이다.

서구및 일본의 다국적기업들이 중심이 된 외국자본은 품질향상과 함께 신상품개발에 걸리는 선진공업국과의 시간격차를 대폭 좁혔다.

중국의 수출드라이브는 외국계 자본의 가세와 품목고도화에 힘입어 갈수록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27.8% 늘어난 2천4백92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출신장 주도품목에는 오토바이에서 에어컨,TV 등 하이테크 공산품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섬유 등 경공업 제품도 품질이 급격히 향상되면서 일본 시장에 우박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토킨이 지난해 중국에서 들여온 섬유제품은 전년 대비 3배로 늘어났다.

외국산 의류의 일본시장 침투율은 지난해 말 기준 67.8%에 달하고 있으며 이중 약 80%가 중국산이다.

일본업계는 또 초염가의 중국산 모조품이야말로 해외시장에서 일본업체를 궁지로 몰아넣는 장본인으로 보고 있다.

모조품은 자동차부품에서 오토바이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다.

이같은 중국제품의 첨단화와 관련,경제평론가 다나카 나오키는 "중국을 잠에서 깬 사자로 부르는 것은 옛날 일"이라며 "이제는 용이 승천하는 소리가 들려온다"고 지적한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