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무 부처인 산업자원부는 한마디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한치의 양보도 없는 ''논리 싸움''을 펴고 있는 터에 정부가 내놓을 만한 뾰족한 해법이 없기 때문이다.

산자부 고위 관계자는 "양측의 논리를 충분히 파악해 중재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국가 전체적인 이익에 반하지 않는 방향으로 해결점을 찾아나갈 계획"이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다.

신국환 산자부 장관은 조만간 유상부 포철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을 함께 만나는 등 중재에 직접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가 무엇보다 우려하는 것은 두 회사간의 갈등이 자칫 한.일 통상마찰로 비화될 소지가 크다는 대목이다.

포철이 일본 철강업체들의 국내 핫코일 수출 가격이 덤핑 수준이라며 ''법적 대응''을 천명한 일만 해도 현대강관과 가와사키제철의 제휴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불거져 나왔다는 인식이다.

현대측이 포철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본산 핫코일을 싸게 살 수 있다면 국내 수요업체들에 좋은 일 아니냐"며 덤핑 주장에 반론을 펴고 있는데 대해서도 산자부는 난감해 하고 있다.

일본 통산성측도 이 문제에 대해 최근 실무진을 산자부에 직접 파견, "일본 철강업체들의 대한(對韓) 핫코일 공급가격은 덤핑 수준이 아니다"는 설명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철과 현대, 거기에 일본 정부 및 철강업계까지 가세한 갈등을 풀어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두 회사측에서 합리적인 선을 찾아 자율적인 타협점을 모색해야 한다는게 산자부의 생각이다.

이학영 기자 ha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