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수립 이후 계속돼온 한국은행의 통화량 관리가 50여년 만에 사실상 폐기됐다.

한국은행은 14일 ''2001년 통화신용정책 운용계획''을 통해 그동안 중간목표로 관리하던 총유동성(M3) 지표를 ''감시지표''로만 활용하고 통화정책 운용목표를 단기(콜) 금리로 국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98년 개정 한은법을 시행하면서 통화신용정책의 기본틀을 금리중심으로 바꿨으나 M3도 여전히 중간목표로 관리해 왔다.

올해부터는 통화량을 감시지표로만 활용키로 함에 따라 M3 증가율이 감시범위(연평잔기준 6∼10%)를 벗어나더라도 중간목표때처럼 곧바로 통화량을 조절하지 않게 된다.

금리가 물가안정목표를 달성하는 유일한 통화관리의 수단이 된 셈이다.

이는 금융시장이 급변하면서 통화량과 물가간의 관계가 지극히 불안정해져 통화량 조절로는 통화정책의 궁극적인 목표인 물가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강형문 한은 부총재보는 "통화량 중간목표 관리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은 한국도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순수한 물가안정목표제로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