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 근무 경험이 있어야 출세한다''

경제전문 통신 다우존스는 최근 미국과 유럽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에서 아시아 근무 경험이 있는 인물들이 경영진에 오르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다국적 기업에서의 해외근무는 성공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 이력이다.

그렇지만 선호도로 볼때 아시아 지역 근무는 얼마전까지만해도 북미 유럽 등에 밀려 상대적으로 홀대받아왔던 게 사실이다.

다우존스는 그러나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면서 최근엔 오히려 아시아 근무 경험자들을 우대하는 풍조가 싹트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아시아통'' 경영자로는 지난해 봄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더글러스 대프트(57)를 들 수 있다.

호주 출신인 대프트는 1980년대 중반 중국 시장을 개척하고 이어 일본에서 커피음료로 승부를 거는 등 주요 경력을 거의 아시아 지역에서 쌓아온 인물.

현지시장 위주의 사고와 정책을 강조하는 일명 ''Think Local,Act Local'' 전략도 바로 그로부터 나온 것이다.

현재 매출의 75%가 미국외 지역에서 나올 만큼 해외의존도가 높아진 코카콜라가 대프트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는지 모른다.

지난해 영국 항공의 CEO로 전격 영입된 로드 에딩턴(50)도 ''아시아맨''이다.

역시 호주 출신인 에딩턴은 홍콩의 캐세이 퍼시픽 이사를 거쳐 1997년엔 호주의 안셋항공에 CEO로 스카우트됐던 경영의 귀재다.

이밖에 지난해 스웨덴 이동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의 사장 겸 CEO에 오른 커트 헬스톰과 프록터&갬블의 최고기술책임자(CTO)에 임명된 조지 길버트 클로이드 등도 아시아에서 잔뼈가 굵은 경영자들이다.

시드니 소재 인력관리업체 보이든의 CEO 로드 스토켈은 "아시아는 일부 정보통신(IT) 분야에선 오히려 구미 지역보다 앞서 있다"며 "이같은 이유로 신흥시장에서 값진 경험을 축적한 아시아통 실무자들이 본사 경영자급으로 영전되는 사례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