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디스플레이'' 사업선도 ]

미국 동부 코네티컷주의 소도시 파밍턴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엘리베이터 업체 오티스사.

지난해 12월21일 이 회사의 전산 센터는 뉴욕에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전망용 3번 엘리베이터가 평상시보다 문이 3초 가량 늦게 열리는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는 경고 메시지를 접수했다.

이 정보는 자동적으로 뉴욕에 위치한 오티스 긴급수리 센터로 전달됐다.

전력 배선이나 모터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메시지도 같이 떴다.

수리요원은 교체 부품을 챙겨 현장으로 출동했다.

원인을 알아본 결과 자동문을 여닫는 모터의 전력 공급선에 접촉 불량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 부품으로 교체하고 점검까지 마치는데 까지 걸린 시간은 30분이 채 안됐다.

오티스는 최근 5년 이내에 생산되고 있는 모든 엘리베이터에 이같은 원격 모니터링(REM)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고장나거나 긴급 보수가 필요하면 컴퓨터가 곧바로로 수리 센터로 연락하도록 설계됐다.

"은행계좌에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확인하듯이 기업주들은 인터넷을 통해 엘리베이터의 운행.보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오티스는 고객의 요청에 4시간 이내에 응답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마이클 조단 라일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전 세계에 걸쳐 6백만개가 넘는 엘리베이터중 오티스가 관리하는 숫자만 1백20만개에 이른다.

뉴욕 맨해튼만 해도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과 세계무역센터빌딩 등 뉴욕을 상징하는 마천루들에서부터 조그만 개인빌딩에 이르기까지 3천6백개가 넘는 엘리베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오티스가 IT(정보기술)를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또 다른 분야는 전자상거래(EC).고객이 인터넷으로 오티스의 홈페이지에 접속,직접 자신의 건물에 적합한 엘리베이터의 사양과 옵션을 지정하면 설계도면과 함께 완제품의 그래픽까지 제공한다.

가격과 완성시기도 알려준다.

주문까지 인터넷으로 끝낼 수 있다.

오티스는 이를 위해 자사가 생산하는 모든 엘리베이터의 설계 도면과 시방서 등을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고객 스스로 설계사가 돼 적합한 엘리베이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구매 후에는 진행 상황을 고객이 인터넷으로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 영업사원과 직접 머리를 맞댈 필요도 없어졌다"(준 셴 마케팅 매니저)

오티스가 작년 1~11월까지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 엘리베이터는 1만1천41대.2003년까지는 인터넷 판매비중을 4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오티스는 엘리베이터와 콘텐츠를 결합한 "e디스플레이"사업도 추진중이다.

이른바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춘 엘리베이터다.

우선은 엘리베이터 내부에 설치된 LCD(액정표시장치)를 통해 날씨나 주식 시황,스포츠 소식 등 최신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는 인터넷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대도시 직장인이 엘리베이터에서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6분이다. 폐쇄적인 엘리베이터 구조상 높은 시각 집중도를 끌어낼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다"(엘리야 시로타 시스템 매니저)

인터넷 콘텐츠 업체와 제휴, 광고 영업을 통해 건물 유지보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오티스는 보고 있다.

금융기관이나 백화점 등 입주자들의 성향에 맞는 광고를 유치함으로써 건물주에게는 유지 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엘리베이터 업체도 부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전략이다.

엘리베이터를 단순한 운송 수단의 기능을 넘어서 건물주와 입주자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과 전자상거래가 가능한 매체로 바꾼다는게 오티스의 장기 사업 전략이다.

< 파밍턴(미국 코네티컷주)=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