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협약이 체결되면 상반기중 수개의 CRV가 출범,구조조정 작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과연 CRV를 통한 구조조정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투자자 유치문제와 <>전문성을 갖춘 구조조정 전문가 확보문제 <>채권금융기관간 이견조율 문제등이 CRV의 성공여부를 결정지을 요건으로 들고 있다.

<>해외투자 유치가 관건=현재 워크아웃을 진행중인 기업은 총34개.

이중 해외매각등이 진행중인 경남기업등 5개 기업을 제외하면 CRV를 통한 구조조정 대상은 29개사 된다.

이중 절반가량이 건설과 섬유.의복등 비인기업종 업체들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CRV의 성공여부는 해외투자 유치여부에 달렸지만 건설과 섬유 식품등 비인기 업종에 워크아웃기업의 대부분이 몰려있어 투자유치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여기에 최근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정부실책으로 해외투자 유치가 더욱 어렵게 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투자전문회사인 미 론스타사는 최근 평화은행에 1백20억원을 투자했다가 완전감자로 투자금을 거의 날렸다.

심광수 론스타 회장은 "한국 부실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외국 투자가들이 CRV에 투자할 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CRV가 5년시한(1년간 연장가능)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그동안 대외 신뢰회복과 경제회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능력있는 자산관리회사(AMC)인력확보도 시급=채권금융기관들이 부실채권을 출자형태로 CRV에 투자하면 CRV는 이들 자산의 운용을 AMC에 위탁하게 된다.

따라서 워크아웃기업의 성공적인 구조조정 여부는 전문성을 갖춘 AMC의 설립여부에 따르게 된다.

정부는 AMC설립을 독려하기 위해 설립요건을 자본금 20억원,운용전문인력 4인등으로 규제를 최소화했다.

그러나 아직 설립등록한 AMC는 하나도 없다.

한빛은행 김문수 여신관리팀 과장은 "구조조정 전문 인력 가운데 재무조정 관련 인력은 은행 회계법인 등에서 공급할 수 있지만 비즈니스 리엔지니어링 전문가가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동현 한국금융원 연구위원은 "채권단의 입김이 CRV와 AMC에 닿지 않게 독립성을 유지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채권금융기관간 이견조율 난항전망=삼성경제연구소의 최인철 박사는 "CRV는 채권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한데 모아 처리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채권단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힘들다는 문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고 꼬집었다.

워크아웃기업을 CRV로 넘기기 위해 채권액기준으로 채권금융기관의 4분의3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CRV로 넘어가는 자체가 힘들 수 있다는 얘기다.

박수진.이방실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