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에 미국에서 가장 ''뜨는'' 회사가 하나 있다.

이름조차 생소한 조그만 중소업체인 컨테이너스토어(The Container Store).

포천지가 신년호에서 선정발표한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1백대 회사''중 1위에 오른 기업이다.

요즘 이 회사 임직원들은 각종 언론과 인터뷰하느라 업무도 제대로 못 볼 정도다.

텍사스주 댈러스에 본사가 있는 컨테이너스토어는 옷장 부엌 창고 등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수납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해주는 각종 다기능 용품을 판매하는 회사.

옷장에 각종 의류를 크기나 기능별로 구분해 넣을 수 있는 플라스틱 박스,창고 선반을 구석구석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개량선반 등 아이디어상품을 판매한다.

이 회사가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시스템스 골드만삭스 등 내로라하는 일류기업들을 제치고 1위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포천지의 가장 중요한 선정기준은 종업원들의 만족도.

이 회사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회사 종업원중 97%는 ''여기는 임직원들이 서로를 감싸준다''며 ''친구들에게 소개하기 좋은 직장''이라고 응답했다.

실제 지난해 새로 입사한 직원의 41%는 친구들의 소개로 찾아왔을 정도다.

이런 분위기는 어떻게 형성됐을까.

언론들은 오너의 경영철학과 그 철학의 과감한 실천을 꼽는다.

고교동창생인 개렛 분과 킵 틴델이 1978년 가족 친지들에게 3만5천달러를 빌려 회사를 세운뒤 아직도 회장과 사장으로 사이좋게 공동경영하며 창업의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남을 위해 일한다''는 철학으로 창업을 결행했던 이들은 종업원들을 가장 위대한(greatest) 자산으로 여겼다.

"위대한(great) 한명이 좋은(good) 세명보다 낫다"는 신조다.

종업원들을 위대하게 생각하고 그에 걸맞게 대우해주면 한명의 종업원이 세명 이상의 일을 해내리란 판단이다.

물론 립서비스에 그치지 않았다.

''위대한 직원''들에게 실제 다른 회사보다 두배 가량의 급여를 줬다.

직원들이 자사제품을 살때는 40%의 할인혜택을 주고 근무시간도 탄력적으로 운영했다.

지난해에는 5년 이상 근무자에만 주던 3주간의 휴가를 3년 이상 근무자로 확대하는 등 형편이 허락하는 한 복지혜택을 늘려왔다.

더 중요한 것은 종업원들에 대한 신뢰.

재정상태 등 모든 경영정보를 공개하고 중요정책을 함께 결정했다.

교육도 파격적으로 늘려 종업원들이 애사심을 갖도록 했다.

일반 소매업종 회사들의 종업원들에 대한 교육은 연평균 7시간인데 비해 이 회사는 입사 첫해에 무려 2백35시간의 교육을 실시한다.

회사는 지난 22년동안 연간 20~25%의 성장세를 보였다.

40평 남짓한 창고에서 시작한 회사가 이제 전국에 22개의 점포를 갖고 매출도 지난해 2억3천7백만달러를 올렸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