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할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급부상하고 있다.

일각에선 경기둔화 속에 물가상승을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까지 경고하기도 한다.

세계 주요언론들은 6일 금리인하나 감세정책 등 어떤 경기부양책을 펴더라도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미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워싱턴포스트는 FRB가 공격적인 금리인하에 나서더라도 경기침체 기간을 단축시키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확산 =작년 미국의 시간당 평균임금상승률은 4.2%로 2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실업률도 예상(4.1%)보다 낮은 4.0%에 머물렀다.

인플레 압력이 여전하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바클레이즈은행의 이코노미스트 헨리 윌모어는 "이달말 FRB가 금리 추가인하를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올 상반기 경제전망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짐 폴슨 웰스자산관리사장은 작년 4.4분기 성장률이 2% 미만, 올 1.4분기 제자리걸음, 2.4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때문에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의 스탠리 피셔 수석부총재는 FRB의 대폭적인 금리인하 등으로 미 경제가 침체로 빠져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금융권 거액 손실 루머 =대형 은행들이 거액의 부실여신을 떠안게 됐다는 루머가 월가에 파다하다고 USA투데이가 5일 보도했다.

루머의 진원지는 뱅크오브아메리카.

파산에 직면한 캘리포니아 유틸리티업체인 PG&E 등에 거액을 물린 데다 파생상품거래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JP모건체이스와 시티그룹도 거액부실 루머에 시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권의 잠재부실이 불거지면 심각한 신용경색이 발생,미 경제를 파국으로 내몰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최신호(12일자)에서 ''지난 3일 FRB의 기습적 금리인하가 이같은 신용경색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예방조치였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기업실적 악화 =3M 노드스트롬 델타항공 보시롬 등 지난 주말에만 12개사가 실적악화를 경고했다.

메릴린치증권의 투자전략가 스티브 밀루노비치는 특히 기술업체들의 수익증가율이 작년 32%에서 올해는 10%로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